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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중도(中道), 치우치지 않는 공부

양은철 교무 / 원불교 LA교당
양은철 교무 / 원불교 LA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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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20/11/24 종교 19면 입력 2020/11/23 18:49

중용(中庸)은 유교 기본서인 사서(四書)의 하나이고 불교의 수행법인 8정도는 부처님이 깨달으신 중도(中道)의 실천방법이라 할 만큼 중(中)은 마음을 닦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개념이다.

불가에서 중도는 양비론(혹은 양시론)에서 느껴지는 기계적 물리적 중립이 아닌 한 편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경전을 열심히 보라고 하면 문자에 매여 성자의 본의를 놓치기 십상이고 이를 막고자 경전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불과하니 경전에 매이지 말라고 하면 경전을 소홀히 여겨 성자의 말씀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버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경전이나 좌선에 편중된 과거의 마음공부를 보완하기 위해 생활 속에서 하는 마음공부를 강조하면 열에 아홉은 경전과 좌선을 소홀히 하게 된다. 배우는 입장에서도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고민이 되겠지만 법을 전하는 입장에서도 답답하긴 매한가지다. 중도를 핵심 가르침으로 밝혀주셨다는 것 자체가 인간이 한 편에 치우치기 쉬운 존재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마음공부를 하는 입장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치우침에서 비롯되는 어리석음이다. 오죽하면 살불살조(殺佛殺祖)라 하여 이러한 어리석음을 막기 위해서라면 부처님과 조사의 말씀까지도 버리라고 하셨을까.

중도 수행의 한 가지 표준을 제시해 본다.

'그냥' 하는 것이다. '저스트 두 잇!(Just Do It!)'.

모 신발 회사 광고문구에서 비롯된 이 말은 법문이 아닐 수 없다. 어렵다고들 하는 좌선 방법에 대한 가장 정확한 안내는 '그냥 앉는 것'이다. 세상 쉬워 보이지만 막상 행하려 하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만물의 영장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생각들이 너무 많다. "좌선이 효과가 있긴 할까" "호흡은 내가 하는 방식이 나은 것 같은데…" 이 정도의 생각은 양반이다.

사놓은 주식과 내일 회의에 대한 걱정에서부터 저녁 메뉴에 대한 고민까지. 10분은 고사하고 단 1분조차도 우리는 '그냥' 앉아 있지 못한다. 이는 다른 모든 일을 할 때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불편한 진실이다.

중도의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주장해 보자면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엉터리가 아닐 수 없다. 생각을 완전히 쉴 때만 인간은 비로소 온전히 존재할 수 있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공(空)이고 진공묘유(眞空妙有)이다.

중도는 불교 진리의 속성 중 '치우치지 않음'을 강조한 진리의 여러 표현 중 하나이다. 수행을 할 때는 물론이고 회의를 하거나 강의를 들을 때 책을 읽거나 심지어 파티를 할 때에도 'Just Do It!'의 심경으로 그냥 해 보자.

'그냥' 할 때 우리는 한 편에 치우치지 않을 수 있고 최고의 능력과 지혜를 발휘 할 수 있다. 결승전 직전 코치 선생님이 "긴장하지 마!" 혹은 노래교실에서 보컬 선생님이 "힘 빼고 부르세요!" 등은 괜히 하는 말이 아니다.

drongiand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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