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대통령은 매년 추수감사절에 백악관에서 칠면조 한 마리를 특별 사면하는 연례행사를 해왔다.
역대 몇몇 대통령이 농부들이 증정한 칠면조를 먹지 않고 살려준 것에서 유래했는데,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1989년 칠면조 사면식을 백악관 공식 행사로 만들면서 이후 미국 대통령들이 연례 행사가 됐다.

미국의 추수감사절(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에는 각 가정에서 칠면조 요리를 먹는다. 이 시기에 미국 전역에서 약 4,500만 마리의 칠면조가 소비된다. 이런 미국에서 백악관은 칠면조협회가 기증한 칠면조 한 마리에 대해 생을 끝까지 누릴 수 있도록 대통령이 사면하는 행사를 매년 개최하며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표시하고 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이 살찐 수컷 칠면조는 누구의 저녁 식사 테이블에도 올라가지 않을 것이다. 그는 대통령의 사면을 받아 오늘부터 죽는 날까지 인근 어린이 농장에서 살아갈 것이다"라는 재미있는 연설을 남긴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 주요 언론들이 바이든 승리를 예측한 지 16일 만인 23일(현지시간) 참모진과 연방총무청에 조 바이든 인수위에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만 하루 뒤인 24일 칠면조 사면식에 참석했다. 선거 이후부터 그래왔듯이 머리칼 염색은 하지 않아 백발 상태고,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함께 참석했다.



가벼운 자리이니만큼 칠면조 사면식에서는 정치적 농담을 하는 것이 관례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해 자신의 탄핵을 소재로 참석자들을 웃긴 바 있다. 하지만 대선에서 패한 올해는 농담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 우선주의가 사라져선 안 된다"며 "미국을 안전하고 위대하게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군인들과 법 집행관 영웅들에게 사랑을 보낸다"고 했다.
이는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부 장관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매티스 장관은 앞서 국제관계 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보낸 기고에서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 혼자라는 뜻이다.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없애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총무청에 정권 이양에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에 완전히 승복한 것은 아니다. 트위터에 "우리 소송은 굳건히 진행되며, 계속해서 싸울 것이고, 우리가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썼다. 언론은 이를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해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어쨌든 미국 제45대 대통령 트럼프의 시대는 빠른 속도로 저물고 있다.
최정동 기자
이재용 징역 2년6월 법정구속…삼성 또 '총수 부재' 악재
'100년 미국' 산산조각 냈다, 트럼프 탄핵 위기는 자업자득
'USA' 유니폼에 딱 걸렸다, 의회 난동 '금메달리스트'의 눈물
“이젠 상류사회서 외면” 초라해진 이방카·쿠슈너
기밀 문서 찢고, 외부에 흘리고…"트럼프 퇴임 뒤 기밀 접근 막아야"
한인타운 업소에 대낮 권총강도…동일범 소행 범죄 신고 잇따라
FBI, 펠로시 노트북 훔친 여성 추적…'러 정보기관에 팔려고 해'
1400불 지급 시기 다음주에 윤곽…탄핵 절차에 따라 늦춰질 수도
"김치는 한국음식" 말한 햄지…中소속사 "모욕" 퇴출시켰다
냉동트럭에 시신 보관…한인 장례업체 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