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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코로나 사태와 ‘삶은 개구리 증후군’

홍희정 / JTBC LA특파원
홍희정 / JTBC LA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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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20/11/26 미주판 19면 입력 2020/11/25 18:45 수정 2020/11/25 18:46

‘삶은 개구리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개구리를 끓는 물에 바로 넣으면 곧바로 팔짝 뛰어 밖으로 나오지만 미지근한 물에 담가 서서히 데우면 결국 죽는다는 뜻이다. 개구리는 서서히 높아지는 물의 온도, 그로 인한 위험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신나게 팔딱 팔딱 뛰다 비극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온탕과 열탕 중 어디에 있는가.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남의 일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하다. 11개월 만에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6000만 명을 넘어섰다. 대한민국 인구보다 더 많은 사람이 감염됐다. 확산 속도는 더 심각하다. 확진자 5000만 명에서 6000만 명이 되기까지 불과 16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팔팔 끓는 열탕이 되기 일보 직전에 우리가 몸을 담근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이유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미국에서는 백신 수송 준비에 착수했다. 운송과정에 영하 70도 유지가 필수인 화이자 백신 수송을 위해 미국 운송회사들은 초저온 냉동고 확보에 나섰다. 다음달 10일 연방식품의약국(FDA) 긴급승인이 나면 곧바로 백신 배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건 관계자들은 여전히 마스크 착용 및 기본 방역 수칙 준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백신을 통해 아주 급한 불을 끌 순 있겠지만 완벽한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은 “2009년 현재, 미국이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한 급한 불을 끈 것 같지만 당분간 고용상황이 서서히 악화되어 2010년 말에는 실업률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험을 충분히 인지한 시점에서 정책을 동원하면 시기를 놓치게 되니, 당장 경제회생을 위한 대규모 정책 프로그램을 집행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메시지였다.

백신이 승인됐다고 팬데믹이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마이클 라이언 세계보건기구 사무차장은 이미 “코로나19는 사라지지 않고 새로운 엔데믹(Endemic)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바 있다.

최근 텍사스주의 한 병원에서 근무했던 파견 간호사의 폭로는 처참한 현실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계기였다. 코로나19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해당 병원은 시신을 보관할 공간이 한참 부족했다. 중환자들이 줄줄이 숨지는 상황에서 의료진들이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횟수는 단 세 번. 시간은 6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니 단 한 명의 환자도 버텨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급기야 냉동 트럭으로 시신을 옮기는 일이 매일 반복되고 있으며 주방위군과 수감자까지 투입될 정도다. 주 정부들도 다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그런데 추수감사절을 앞둔 공항엔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여행객들이 몰렸다. 병원과 공항, 두 곳만 보면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같다.

24일 기준 미국 하루 사망자 수는 2146명을 기록했다. 안전 불감증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현재 물의 온도가 아직 견딜만 하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팔팔 끓는 물에 온 몸이 화상을 입기 전 빨리 밖으로 나오자. 가장 쉬운 방법은 마스크 쓰기와 손씻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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