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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벼랑 끝에 선 한인 식당…"그래도 희망을"

절벽 끝이다. 한발만 잘 못 내디디면 천 길 낭떠러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외영업중단 명령이 내려지면서 절망의 바로 앞에 섰다. 한인 식당 업주들은 그대로 주저앉고 싶은 심정이라고 전했다. 쌀쌀해지는 날씨보다 LA한인타운이 더 춥게 느껴지는 이유다.

지난 7월 초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LA와 오렌지카운티 등 주 내 19개 카운티 지역에 요식업소에 실내 영업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5월 말 영업 재개를 허용한 지 한달여 만이었다. 그렇게 3주 예정으로 시작된 실내 영업 금지는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버텨내기가 쉽진 않았지만, 결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업주들이었다. 주차장과 길가에 패티오를 만들고 천막을 하나둘 세우기 시작했다. 타운 곳곳에 유례없이 세워진 천막은 살기 위한 몸부림처럼 보였다. 아직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 같았다.



그렇게 캘리포니아의 뜨거운 햇볕을 천막 하나로 버텨냈다. 10월부터는 식당 야외 패티오에서 부탄개스 사용이 허용되면서 타운 곳곳에서 고기 굽는 냄새가 풍겨 나오기 시작했다. 타운이 활기를 되찾는 것 같았다.

겨울 시즌이 다가오면서 업주들은 수백 수천 달러를 들여 월동 준비도 했다. 찬바람을 막기 위해 더 단단하게 천막을 세웠고 히터도 사들였다. 연말 장사에 기대를 품고 있음이 역력했다.

하지만 지난 25일 오후 10시를 기점으로 식당 야외영업이 금지됐다. LA카운티 내 5일 평균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4000명을 넘어선 데 따른 조치였다.

업주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3주간이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실내영업 중단 역시 처음 시작은 3주였다.

실외 영업 중단 명령이 내려진 후 한 식당 업주를 만났다. 지난해 연말 오픈한 구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다시 문을 열 수 있었을 때는 용기를 냈다. 다시 열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장사가 잘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직원이 왔다 갔다 하고 고객이 찾는 것만으로도 그저 좋았다”며 “근데 두 번째 영업 중단 명령에 정말 눈물이 난다. 힘든 것을 넘어서 죽으라는 것 같다”고 절망 섞인 울분을 토했다.

다시 절벽 끝이다.

그럼에도 희망을 얘기하고 싶다. 모두가 조심한다면 3주 만에 영업 재개에 들어갈 수도 있다. 백신이 속속 개발되면서 시판을 예고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한 업주는 “투고 메뉴를 한 번도 안 해 봤지만 가정 간편식 메뉴를 개발해서라도 어떻게든지 직원들과 함께 버텨보겠다”고 전했다. 희망이다.

절망과 희망은 한끗 차이다. 끝이 없는 터널은 없다. 한 번 더 용기를 내서 희망이라는 끈을 꽉 붙들고 버텨주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오수연 차장 경제부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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