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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느닷없는 ‘김치공정’…환구시보 “우리가 세계표준”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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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입력 2020/11/29 07:05 수정 2020/11/29 13:25

절임 야채 ‘파오차이’ 표준 만든 뒤
“파오차이 일종 김치도 포함” 주장
ISO는 “김치에 적용 안 된다” 명시
한국, 2001년 이미 국제규격 인증



중국의 절임 야채인 파오차이





‘동북 공정’ ‘한복 공정’에 이어 중국이 이번엔 ‘김치 공정’을 시도하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중국 주도로 중국식 절임 야채인 파오차이(泡菜)에 대한 산업표준을 만든 것을 놓고 중국 관영매체가 ‘김치 표준’으로 내세웠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8일 중국 시장의 감독관리 사항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중국시장감관보(中國市場監管報)’의 지난 26일 보도를 인용해 28일 파오차이 국제표준이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이번 ISO 국제표준은 중국이 주도해 제정했으며, 쓰촨(四川)성 메이산(眉山)시 시장감독관리국이 책임지고 이끌었다.

ISO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2019년 3월 터키, 세르비아, 인도, 이란 등과 함께 총 5개 회원국 전문가가 참여하는 파오차이 국제표준 항목을 ISO 안건으로 채택한 뒤 그 결과가 이번에 나왔다는 것이다. 환구시보는 그러면서 중국의 산업 기술표준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시장감관보(中國市場監管報)는 중국이 주도한 파오차이 산업 국제표준이 지난 24일 정식으로 탄생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에서 파오차이는 염장 채소를 뜻한다. 그런데 중국은 한국산 김치도 파오차이로 부른다. 즉 한국의 김치도 중국의 파오차이의 일종으로 간주해 왔다. 그러다 이번엔 파오차이 국제표준을 만든 뒤 중국에선 한국산 김치도 파오차이에 해당하니 이를 한국산 김치의 국제표준으로 둔갑시키는 논리를 보여준 것이다. 환구시보는 이날 보도에서 파오차이 종주국을 자부하는 한국의 전문가가 표준 제정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중국산 김치 수입 현황을 전하면서 ‘한국 언론 폭발: 파오차이 종주국 굴욕’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정부는 파오차이 국제표준을 김치 국제표준으로 주장하지 말라는 입장이다. 김치는 2001년 이미 국제식품규격으로 인정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식량농업기구(FAO)가 공동 운영하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코덱스)는 180여 회원국이 참여해 국제 식품 규격, 지침, 실행규범 등을 개발한다. 2001년 당시 한국의 ‘kimchi’가 공식 영문명으로 고유명사화되면서 일본의 ‘기무치’를 비롯한 종주국 논란도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10월에는 고추장과 곶감이, 2015년에는 인삼 제품이 국제식품규격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그런데 중국은 지난 2019년 뒤늦게 파오차이가 김치의 국제표준이라며 ISO에 파오차이 안건을 올렸다. 당시 한국식품연구원은 “해당 안건은 김치가 아니라 파오차이 표준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파오차이는 김치 표준과는 무관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ISO는 이번 파오차이 표준 문서에서 ‘해당 식품 규격이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상훈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 표준정책국장은 “김치가 국제적으로 유명하다 보니 중국도 김치를 갖다 붙인 것 같다”며 “사실상 김치와 관련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제 김치와 파오차이는 만드는 법부터 다른 음식이다. 파오차이는 김치처럼 양념에 버무리는 단계가 없다. 소금에 절인 채소를 바로 발효하거나 끓인 뒤 발효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하연 대한민국김치협회 회장은 “세계적으로 채소를 절인 음식은 피클이나 사워크라우트(독일) 등 많지만, 5가지(고춧가루·젓갈·마늘·생강·파) 이상의 양념에 버무려서 발효 숙성한 음식은 김치가 유일하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세종=임성빈·하남현 기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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