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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보석을 찾자

며칠 전 외신에서 깜짝 놀랄 기사를 보았다. 무시무시할 정도로 높은 폭포에서 한 사람이 카약을 타고 밑으로 뛰어내린 것이었다. ‘카약 타고 가장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기’ 세계기록을 달성한 주인공은 미국의 테일러 브랫(22) 이었고 이 폭포가 바로 워싱턴주에 있는 ‘팔로우스 폴’(Palouse Falls) 이었다. 다행히 그는 198 피트 높이 폭포에서 불과 3.7초만에 밑으로 내려왔는데 큰 부상 없이 성공했다고 한다.

팔로우스 폭포는 동부 워싱턴주에 있고 잘 알려지지 않아 나도 지난여름 처음으로 가봤다. 아무것도 없는 광야에서 들려오던 굉음의 폭포 소리와 90도의 깎아지른 아찔한 절벽에서 깊은 계곡의 웅덩이로 떨어지던 폭포의 기가 막힌 광경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당시 이 폭포와 계곡의 환상적인 사진들을 찍었는데 그 누가 폭포에서 카약을 타고 뛰어내릴지는 전혀 상상도 못했다. 또 이 폭포에서 남이 상상 못할 보석을 캔 시애틀 지질학자가 있었다. 제이 할렌 브레츠 교수는 팔로우스 폭포 등을 연구한 끝에 거대한 홍수가 동부 워싱턴주를 휩쓸었다는 대 격변적인 홍수 가설(catastrophic flood hypothesis)을 1923년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과학자들은 지각 변동은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이뤄진다는 ‘동일 가정설’을 믿었기 때문에 성경의 노아의 홍수 같은 대홍수가 동부 워싱턴주를 휩쓸어 용암 바위 층으로 된 계곡들이 파졌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그 후 빙하시대 때 몬타나 미졸라 호수의 둑이 터지면서 높이 1500 피트에 시속 60-80 마일의 상상할 수 없는 대 홍수가 100회 이상 콜럼비아 강 베이진 지역을 휩쓸고 태평양으로 흘러갔다는 것이 1979년에야 인정되었다.

해마다 동부 워싱턴주를 여행할 때면 비록 메마른 땅들만 펼쳐있지만 이 엄청난 홍수 사건을 생각하며 흔적들을 찾아보면 그 광야들이 더 멋있고 빛나게 보인다. 이곳 Dry Fall은 지구 사상 최대의 폭포였으나 지금은 물이 흐르지 않는데 나이아가라 폭포 보다 3.5배가 더 커서 폭 3.5마일, 높이 400피트의 대규모이다. 솝 레이크도 세계에서 두 곳밖에 없는 건강에 좋은 미네랄 워러 호수로 유명하다.



올림픽 반도에는 포트 타운센드 타운이 있다. 1800년대 후반에 크게 번영을 누렸던 화려한 대규모 영국 빅토리안 항구 도시인데 웅장한 빅토리안 건축 건물들이 많이 있어 몇번이나 이곳을 찾아가 감탄 했다. 최근 이곳이 1982년 한국에서도 크게 히트한 ‘사관과 신사’ 영화를 촬영한 곳인 줄 알고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DVD를 구입해 보니 몇 번이나 다녀왔던 다운타운 인근의 Fort Worden 주립 공원 옛 해군기지가 촬영 장소였는데 지금까지는 가지 않았던 곳이었다. 영화를 촬영했던 모텔에 우리도 숙박까지 했었으나 모르고 있었다. 포트 타운센드의 또다른 매력을 알았으니 다음에 꼭 다시 갈 예정이다.

올림픽 반도 폭스(Forks)도 라 푸시 해안을 갈 때 지나가기만 했던 곳인데 현재는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다. 이곳이 흡혈귀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유명한 소설과 영화 '트와일라잇'(Twilight) 본 고장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똑같은 곳이지만 어떤 사실에 관심을 가질 때 더욱 아름답고 빛나게 보이며 보석 같은 귀한 가치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여름철로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하지만 겉으로만 보고 올 것이 아니라 미국의 역사나 사실들에 관심을 가질 때 여행이 더욱 즐겁고 값질 것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애틀만 해도 ‘잠못 이루는 시애틀’ 영화 뿐만 아니라 MS, 보잉, 스타벅스, 이소룡 묘지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환경 등으로 세계적인 유명 관광지가 되어 매일 전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는 유명관광지라는 것을 생각할 때 시애틀에 살고 있는 것만 해도 자랑이다.

특히 브렌츠 교수가 볼 것 없는 메마른 계곡에서도 관심을 가졌을 때 아주 귀중한 진리를 발견한 것처럼 우리들도 자신은 물론 배우자나 자녀들에 서 단점보다는 장점을 발굴하고 용기와 격려를 해줄 때 가치 있고 소중한 매력들이 발견되고 결실은 맺지 않을까? ()


이동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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