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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공공성] 힐빌리(Hillbilly)를 이해하기

2016년 출간되자마자 뉴욕 타임즈와 아마존 베스트 셀러가 된 J. D. 밴스의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가 드디어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로 탄생했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러스트 벨트 (Rust Belt) 지역의 백인 노동자 계급을 심층적으로 묘사하여 화제가 되었다.

밴스는 본인을 가리켜 백인일지라도 "대학교육을 받지 못한 수백만 백인 노동 계층의 자손"으로 묘사한다. 힐빌리(일명 촌뜨기)에게 '가난은 가풍'이나 다름없을 정도이며 대개 남부의 노예 경제 시대에 날품팔이부터 시작하여 소작농과 광부를 거쳐 최근에는 기계공이나 육체노동자로 살았던 자들이다.

종종 힐빌리는 레드넥(육체 노동으로 목 둘레가빨갛게 탄 것을 놀리는 말) 혹은 화이트 트래시(백인 쓰레기)로 불리며 조롱당한다. 그러나 저자 밴스는 이런 백인 노동자 계층을 "이웃 친구 가족"이라고 부른다. 여타 힐빌리들과 저자 밴스의 차이는 외할머니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오하이오 주립대와 예일대 로스쿨을 마치면서 자수성가한 투자가가 된 것이다.



밴스의 외조부모님은 고등학교도 나오지 않았고 친척들까지 포함해도 대학에 진학한 사람은 거의 없는 그런 배경에서 자라났다. 특히 마약 중독인 어머니에게서 상당한 가정 폭력과 심한 정서적 학대를 받았다. 저자는 자포자기의 상태에 내버려져 있었고 인생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만큼 무의미한 것이 있을지 고민하며 자라났다. 가난한 사람들의 정신적 물질적 빈곤이 자녀에게 어떤 심리적 영향을 끼치는지는 저자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잘 보여준다.

특히 기독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비판적 묘사도 제공하는데 "요즘 세워진 교회들은 감성적인 미사여구를 토해낼 뿐 가난한 아이들에게 정작 필요한 사회적 지지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런 빈약한 사회 자본을 가지고 자라난 힐빌리의 남자들은 마초적인 남성상을 추구하면서 변화하는 시대에 뒤떨어져만 간다.

소설가 김훈도 지적하듯이 "가난은 희망의 부재 목표 설정의 어려움이며 때로는 인간성의 파탄"에 이르게 하는 그 무엇이기에 "이 책은 가난의 한복판에서가까운 희망을 찾아낸 사람의 이야기"이다.

책을 사서 읽던지 영화로 보던지 해서 이번 겨울 힐빌리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edkim5@calvinseminary.edu


김은득 / 목사·칼빈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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