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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백신의 반격

20세기에 인류의 평균수명은 2배 늘었다. 1900년대 초 35~40세 수준이던 수명은 2015년에는 70~80세가 됐다. 일부 국가는 80세를 넘었다.

인류의 수명 연장에는 여러 획기적인 발명품들이 공헌을 했다. 의료 재단 에이페리온캐어는 지난 2018년 인류의 생명을 연장시킨 50대 발명품을 발표했다. 편의상 각각의 공헌도는 발명품이 구한 인류의 숫자로 표시했다. 50개 발명품은 의료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생활, 환경, 사회 시설, 과학 등 다양하다.

발명품은 종류에 따라 수백 만에서 수억 명의 생명을 구했다. 수돗물 염소처리로 1억7500만 명을 살렸고 에어컨 발명은 200만 명을 구했으며 자동차의 각종 안전장치로 300만 명이 사고로부터 소중한 생명을 지켰다. 또한 선스크린 발명으로 1000만 명이 죽음을 면했고 심폐소생술(CPR)로 500만이 생명을 찾았다.

그렇다면 50개 중 가장 많은 인류를 구한 발명품은 무엇일까. 수세식 변기, 화학비료, 수혈, 녹색 농업혁명, 백신이다. 각각 10억 명의 생명을 구했다. 수세식 변기는 위생개선에 획기적인 계기가 됐고 화학비료와 농업혁명은 식량증산으로 인류를 기아에서 해방시켰다. 백신은 인류의 생명을 감염병으로부터 지켰다. 세계적으로 2억5000만~3억 명의 사망자를 가져온 천연두와 소아마비·콜레라·디프테리아 등의 퇴치가 가능해진 것도 백신 덕분이다.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 접종이 영국을 기점을 시작됐다. 미국도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으로 접종이 조만간 이뤄진다. 코로나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급증하면서 현재로서 사태 해결책은 백신이 유일하다.

그럼에도 미국민 10명 중 다섯 명이 백신접종을 거부하거나 회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AP통신과 NORC공공정책연구소가 공동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6%가 백신을 절대로 맞지 않겠다고 했고 27%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얼마 전 퓨리서치 조사보다 접종 거부 답변이 7%포인트 늘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앨러지·전염병 연구소장은 “백신 접종이 순조로우면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백신이 ‘집단 면역’ 효과를 얻으려면 70~75%가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신에 대한 거부감은 안전성에 대한 의문 때문이지만 백신 관련 음모론도 끊이지 않는다. 소아마비 백신의 경우 한때 불임약품을 첨가했다는 음모론이 제기됐지만 허위로 밝혀졌다. 결국 수만 명이 장애를 갖거나 목숨을 잃으면서 음모론의 희생자가 됐다. 또한 홍역·볼거리·풍진의 혼합 백신인 MMR의 접종이 자폐증 등의 발달 장애를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도 제기됐다. 특히 이 같은 주장은 최고 권위의 의학 학술지 ‘랜싯’에 게재돼 의료계에 충격을 주었으나 이후 대규모 연구에서 관련 없음이 증명했다. 심지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백신에 칩을 넣어서 인류를 통제하려고 한다는 영상까지 돌았다.

미국은 백신 접종에 상당히 보수적인 국가다. 생명의 위협이 높지 않는 질병에 접종을 권장하지 않고 FDA의 승인 절차도 어느 나라보다 까다롭다. 그럼에도 백신 반대론자들은 접종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크고, 제조회사와 정부가 이를 은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대의학이 이룬 성과 중에서 백신 개발을 으뜸으로 꼽는다. 다수의 생명을 동시다발로 앗아가는 전염성 질환을 가장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백신 접종이 곧 시작된다. 코로나에 대한 백신의 반격이다. ‘접종 거부’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지만 ‘집단 면역’ 불참은 공동체에 대한 이기(利己)일 수도 있다.


김완신 논설실장 kim.wanshi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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