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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경청의 힘

심리학자가 괴로움을 호소하는 환자를 치료하는 내용의 미국 만화가 있다. 상담 중 심리학자가 하는 일은 환자의 말을 듣고 받아 적는 것뿐이다.

나는 무릎이 아파서 좋아하던 테니스를 그만 두었다. 그런데 테니스코트에는 80이 넘은 분이 매일 온다. 노인에게 물어보았다. 테니스를 치지도 않으면서 왜 코트에 나오냐고, 집에서 편히 쉬는 게 낫지 않냐고.

노인은 펄쩍 뛰었다. 자신이 테니스코트에 매일 오는 것은 테니스 치는 것보다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라고 했다. 즉 대화를 하고 싶은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말이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는 것이다.

두 사람 또는 여러 사람이 대화하는 것을 보면 보통은 말을 주고 받는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특별히 말을 더 하는 사람이 있다. 왜 남보다 더 말을 많이 하거나 많이 하고 싶어하는 것일까.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마음속에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는 불만이 그만큼 많은지도 모른다.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운동을 할 수도 있고 노래도 부를 수 있다. 그런데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로 자신의 마음이나 괴로움을 털어 놓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심리학자는 어떻게 환자를 치료하는 것일까. 이 학자는 환자가 끝없이 이야기하도록 기회를 준다. 그러면서 환자 스스로 답을 찾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편이 바람을 피워 괴로운 환자에게는 그의 말을 다 들은 후에 “남편을 죽이고 싶은 생각이 있군요?”라고 묻는다. 그러면 환자는 “어떻게 사람을 죽일 수 있어요. 그냥 잊어야지요”라고 답한다. 환자는 대화를 나누고 자신의 괴로운 속마음을 털어놓는 과정에서 스스로 답을 찾게 된다. 경청의 힘이다.


서효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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