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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이 장면] 레벨 16

대니시카 에스터헤이지 감독이 연출한 ‘레벨 16’의 배경은 어느 기숙사다. 그곳의 소녀들은 복종, 인내, 청결 등을 미덕으로 여기며 양육된다. 목표는 입양되는 것이며, 그들은 좋은 부모를 만나 바깥세상을 경험할 날만 기다린다. 드디어 최종 단계인 레벨 16에 도달한 소녀들에겐 아름다운 드레스가 주어진다. 주인공 비비언(케이티 더글러스) 앞에도 놓여 있는 드레스. 그런데 비비언은 드레스에 새겨진 자신의 이름 ‘VIVIEN’을 힘들게 읽어 나간다. 이것은 비비언만의 상황이 아니다. 기숙사의 그들은 모두 글을 읽을 줄 몰랐던 것이다.

‘레벨 16’은 깨어남의 이야기다. 문맹인 비비언은 ‘여성스러움’을 강요당하며 단절된 공간에서 살아간다. 이때 그는 닥터 미로(피터 아우터브릿지)와의 면담에서 자신의 이름과 같은, 비비언 리라는 영화배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영화 관람 시간에, 닥터 미로는 비비언 리가 출연하는 ‘영광의 결전’(1937)이라는 영화를 틀어준다. 그 안엔 강인한 여성상을 보여주는 비비언 리가 있고, 그를 보는 비비언의 얼굴엔 미소가 떠오른다.

이때부터 비비언의 각성은 시작되고 그는 의심하고, 저항하며, 연대한다.


김형석 /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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