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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북·미의 ‘수싸움’ 시작됐다

새해 첫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모든 주민에게 친필 연하장을 보냈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신년사를 생략하고 8차 당 대회 결과 보고로 갈음한다는 의미다. 북한 내부가 극도의 위기 상황인 만큼 최고 존엄의 책임보다 당적 책임을 보여주려는 통치행위다.

북한은 2016년 7차 당 대회 이후 5년 만에 8차 당 대회를 열었다. 1월에 북한과 미국의 중대 정치 일정이 겹치는 현상은 매우 이례적이다. 영리한 북한이 당 대회를 미국의 신 행정부 출범 직전으로 맞췄을 것이다. 김정은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매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는 해에 핵·미사일을 도발했다. 바이든에 던지는 북한의 첫 메시지가 주목받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와는 다른 조 바이든의 대북정책도 세계의 이목을 끈다. 2021년 한반도 운명을 좌우할 북한의 충격적 실제 행동에 영향을 주는 3가지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첫째, 북한의 충격적 실제 행동은 변하지 않는 상수라는 점이다. 핵무기를 쥔 북한은 내부 위기나 외부의 제재와 압박에도 핵을 포기하지 않고 정면돌파할 것이란 의미다. 특히 트럼프가 북한을 정상국가이자 핵보유국으로 묵인해줬기 때문에 핵 카드는 상수가 됐다. 북한은 이미 대미 충격적 실제 행동 시나리오를 준비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서구식 합리적 사고의 틀로 북한을 보면 예측이 어렵다. 결국 김정은의 충격적 실제 행동은 불변의 상수이고, 바이든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원인변수일 뿐이다. 김정은은 바이든에게도 커진 몸값을 요구할 것이다.

둘째, 코로나는 북한의 충격적 행동을 억제하는 북·미 간의 공통변수라는 점이다. 김정은은 코로나를 체제 유지에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당장은 미국의 핵무기보다 코로나가 더 위협적이다. 그래서 충격적 실제 행동도 늦춰 왔다. 바이든에게는 세계 최대 코로나 피해국이 된 미국을 치유해야 할 우선 과제가 있다. 미국에도 아직은 북핵보다 코로나가 더 실존 위협이다. 코로나 퇴치를 위해 북·미 각자에게는 전열을 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셋째, 바이든의 대북정책 변수다. 바이든은 오바마 1, 2기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대북정책이 북한의 핵무장 억제에 실패했다는 사실에서부터 실현 가능한 대북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바이든은 북한이 핵을 가지고는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상향식(Bottom-Up)과 하향식(Top-Down)을 절충한 하이브리드(Hybrid) 협상 전략으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채찍과 함께 김정은이 관료와 주민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인 당근도 필요하다. 북핵 문제는 단기적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중간목표 설정도 긴요해졌다. 다자 및 양자 외교의 장단점을 고려한 정교한 맞춤형 대북정책이 요구되는 시기다. 만약 바이든이 북한에 백신을 포함한 인도적 협력을 제안해 북한이 수용하면 한반도에 위기 없는 새해가 될 수도 있다.

새해 벽두부터 북·미의 수 싸움이 시작됐다. 북한은 핵 없는 한국을 어떻게 대할까. 남쪽을 향한 또 다른 충격적 실제 행동에 철저히 대비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논하는 2021년을 희망한다.


김황록 / 북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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