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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서 장례 치르는 현실" 생방송 중 눈물 쏟은 CNN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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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입력 2021/01/13 21:50 수정 2021/01/13 21:58

"병원 10곳을…"
“죄송해요. 병원 10곳을…”
“다시 해볼게요”
“병원 10곳의 상황은…”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 현장을 보도하던 CNN 기자가 생방송 중 말을 잇지 못하더니 결국 눈물을 왈칵 쏟았다. 코로나19 여파에 혼란에 빠진 병원의 현장 상황을 전하던 도중 감정이 격해진 것이다.




지난12일(현지시간) CNN기자 사라 시드너가 생방송으로 캘리포니아주의 코로나19 상황을 전하던 중 감정이 격해져 눈물을 흘리고 있다. [CNN 유튜브 캡처]





지난 12일(현지시간) CNN의 사라 시드너 기자는 캘리포니아주의 코로나19 치료 병원을 찾아 의료진과 환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캘리포니아주는 하루 3만명 안팎의 코로나19 환자가 쏟아지며 최악의 상황을 맞은 상태다. 의료진은 밀려드는 환자에 녹초가 돼 있었고, 환자와 가족들은 고통과 슬픔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시드너가 만난 사람 가운데는 지난 11일 코로나19로 어머니와 양아버지를 모두 잃은 여성 줄리아나 지메네즈 세스마도 있었다. 세스마는 장례식장이 부족해 병원 주차장에서 부모의 넋을 기리고 있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끝까지 예방수칙을 지켜달라"고 간곡하게 말했다.




지난달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콘티넨털 장례식장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한 남성의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다.[AFP=연합뉴스]





시드너는 세스마의 인터뷰가 끝난 뒤 리포트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카메라가 시드너에게 향했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 멘트를 이어 가지 못했다. 세스마의 인터뷰에 감정이 격해져 눈물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가까스로 입을 뗐지만,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연신 "죄송하다"고 말하더니 끝내 흐느껴 울었다. 예상치 못한 모습에 앵커 엘리슨 카메로타는 "당신의 슬픔은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집단 트라우마다. 미안해할 필요 없다. 그 감정을 이해한다"며 위로했다.

다음날 시드너는 CNN 홈페이지에 기고문을 올리고 당시 느꼈던 감정을 털어놨다. 방역수칙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주차장에서 부모 장례를 치를 수밖에 없는 미국의 현실에 화가 나 울음이 터졌다고 밝혔다.




지난12일(현지시간) CNN기자 사라 시드너가 생방송으로 캐리포니아주 코로나19 상황을 리포트하던 중 감정이 격해져 눈물을 흘리고 있다. [CNN 유튜브 캡처]





세스마의 사연에 충격을 받았다는 시드너는 "부모가 없는 빈집에서 홀로 아침을 맞이할 세스마를 떠올려봤다"면서 "가족과 사별하는 것만큼 외롭고 고통스러운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아름답지만 불완전한 미국에서, 두 개의 뚜렷하게 다른 세계를 끊임없이 경험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두 개의 다른 세계' 중 한 곳은 (코로나19와 싸워야 하는) 현실이고, 다른 한 곳은 음모론에 기반을 둔 세상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시드너는 "전국의 중환자실에서 고통에 시달리다 끝내 숨을 거두는 환자들을 직접 목겼했다"면서 "의사와 간호사의 얼굴은 지쳐있었고, 마치 막 시작된 유행병과 싸우는 듯 보였다"고 했다. 반면 퇴근길 주유소에서는 "왜 마스크를 쓰고 있느냐"며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지난 7일 캘리포니아주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환자를 돌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현장과 사태의 심각성을 외면한 채 태연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동시에 마주치는 게 그로서는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내 눈물에서 분노를 보았을 것이다. 나는 미국이 걱정되고, 코로나19 가 걱정된다"면서 분노와 불안이 뒤섞인 감정이 '방송사고'로 이어졌다고 털어놨다.

그의 고백에 한 네티즌은 "당신의 눈물과 분노가 미국의 위기를 무감각하게 받아들이고 부정하는 사람들을 일깨울 것"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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