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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손에 넘어간 트럼프의 운명…바이든은 '탄핵 블랙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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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입력 2021/01/14 02:26 수정 2021/01/14 16:28

미 하원, 트럼프 탄핵안 찬성 232명, 반대 197명 가결
상원 탄핵심판, 3분2 찬성 필요…통과 전례 없어
바이든 "중요 문제 처리하면서 탄핵 심판 병행해야"
장관 인준, 코로나 대응, 경제 회복 골든타임 놓칠까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상원이 탄핵 외에 다른 중요한 현안도 균형 있게 다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각 인준 등 현안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상원이 '탄핵 블랙홀'에 빠지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상원은 다른 중요한 문제들을 처리하면서 탄핵 심판을 병행해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하원은 초유의 의회 난동을 촉발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찬성 232표, 반대 197표로 가결했다.


바이든의 메시지는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이 속전속결로 트럼프 탄핵안을 처리했지만, 유·무죄를 가리는 상원 탄핵 심판은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성명에서 "지난주 우리는 전례 없는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을 목격했다"며 "책임 있는 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나라는 아직도 치명적인 바이러스와 휘청이는 경제의 손아귀 속에 있다"면서 "상원 지도부는 탄핵에 대한 헌법상 의무를 다하는 동시에 국가의 다른 시급한 업무를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찾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를 점거하는 초유 사태 이후 바이든은 트럼프를 규탄하면서도 탄핵 자체에는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명씩 양분하고 있는 상원이 탄핵 공방에 매몰되면 장관 인준청문회와 코로나 19로 인한 경기부양법안 처리 등 시급한 현안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대선으로 갈라진 민심을 다독이고 통합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시급한 상황에서 임기 초반을 과거 정부와의 싸움으로 흘려보내는 건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바이든 팀은 상·하원 민주당 지도부와 탄핵 심판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오전에는 탄핵을, 오후에는 국정 현안을 다루는 식의 의회 일정이 가능한지도 타진하고 있다.


바이든 취임식이 열리는 1월 20일 주에만 앤서니 블링컨 국무, 로이드 오스틴 국방, 재닛 옐런 재무,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등 최소 4명의 인준 청문회가 잡혀 있다.


관심은 이런 분위기에서 트럼프 탄핵안이 높은 상원의 벽을 넘을 수 있는가로 모여진다.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는 하원의 탄핵소추안과 달리 상원 탄핵 심판은 의원 3분의 2(67명)가 찬성해야 유죄 평결을 내릴 수 있다. 지금까지 1868년 앤드루 존슨,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과 2019년 트럼프 대통령 세 명이 하원에서 탄핵당했지만, 상원에서 파면된 사람은 없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보유해, 공화당 의원의 3분의 1 이상인 17명이 '반란'을 일으켜야 트럼프 파면이 가능하다. 이날 하원에선 공화당 의원 10명이 '반란'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하원 공화당 전체 의원(211명)의 5%에 불과하지만, 2019년 12월 첫 탄핵 때는 이탈자가 한 명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원에서 예상보다 많은 공화당 의원이 동조하고 나설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는 팻 투미 등 공화당 상원의원 3명이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혔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이날 탄핵에 무조건 반대하진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도 공화당 의원들에게 '신호'가 될 수 있다. 매코널은 "나는 내가 어떻게 투표할지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다. 상원에 제출됐을 때 법적 쟁점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1차 탄핵 때 백악관과 적극적으로 공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죄 평결을 받을 방법을 모색한 것과 비교하면 확 달라진 태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탄핵 심판은 트럼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이뤄질 예정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탄핵안을 언제 상원에 제출할지 밝히지 않았다.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1월 20일 바이든 취임식 이전에 탄핵 심판을 열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결국 트럼프는 임기 전 파면되는 상황은 피하게 됐다.

다만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탄핵이 결정되면 트럼프의 재출마 길은 막힌다.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하고 나선 이유 중 하나도 2024년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의식했는지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자 의회 난입 사건을 공개 비난하며 선을 긋고 나섰다.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지 2시간 후 백악관 트위터 계정에 올린 녹화 영상에서 그는 "군중의 폭력은 내가 믿고 우리 운동이 지지하는 모든 것에 반한다"면서 "진정한 나의 지지자는 결코 정치적 폭력을 지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정한 나의 지지자는 법 집행이나 위대한 미국 국기를 무시할 수 없고, 동료 미국인을 위협하고 괴롭힐 수 없다"면서 "만약 이런 짓을 한다면 우리 운동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 우리 운동과 우리나라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지자들을 꾸짖는 듯한 발언과 함께 평화로운 정권 이양과 국민 화합도 외쳤다. 탄핵의 칼날이 자신을 정조준하고 공화당 의원 10명이 이탈한 것을 확인한 뒤에서야 나온 대국민 담화였다. CNN은 "지난주 의회 점거 사태 직후 아니면 대선 직후 대통령이 해야 했을 말이었다. 너무 늦었다"고 논평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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