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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대표가 만난 사람] <1> 몽고메리한인회 조창원 회장

"화합과 단합으로 모범 한인회 전통 되살릴 터”

코로나 사태서도 한인 돕기 앞장
한국학교 부활 ·코리안축제 추진
몽고메리시 정부도“적극 돕겠다”

조창원 몽고메리한인회장이 집무실에서 잠시 포즈를 취했다.

조창원 몽고메리한인회장이 집무실에서 잠시 포즈를 취했다.

몽고메리한인회관 건물.

몽고메리한인회관 건물.

지난달 10일 몽고메리 시청에서 조창원(왼쪽 두 번째) 몽고메리한인회장이 스티븐 리드(가운데) 몽고메리시장, 김영준(오른쪽 세 번째) 총영사, 최병일(오른쪽 두 번째) 동남부한인회연합회장, 안순해(오른쪽 첫 번째) 연합회 수석부회장 및 관계자들과 함께 한 자리에 섰다. [사진 애틀랜타총영사관]

지난달 10일 몽고메리 시청에서 조창원(왼쪽 두 번째) 몽고메리한인회장이 스티븐 리드(가운데) 몽고메리시장, 김영준(오른쪽 세 번째) 총영사, 최병일(오른쪽 두 번째) 동남부한인회연합회장, 안순해(오른쪽 첫 번째) 연합회 수석부회장 및 관계자들과 함께 한 자리에 섰다. [사진 애틀랜타총영사관]

몽고메리한인회관 도서관.

몽고메리한인회관 도서관.

몽고메리(Montgomery)는 앨라배마 주도다. 미국 인권 운동사에 큰 획을 그은 중심지로도 유명하다. 1960년대 버스 보이코트 운동과 몽고메리-셀마 행진의 주인공 로사 파크 여사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활동 근거지도 이곳이었다.

1990년대 이전 사양길의 섬유산업과 목축업에 의존하던 시골 도시였던 몽고메리는 21세기 들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2005년 연 3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현대자동차 생산공장(HMMA)의 입주가 가져온 상전벽해의 변화였다. 현대차 공장이 채용한 직원만 3000여명에 이르렀다. 현대모비스 등 동반 진출한 협력사 직원까지 더하면 1만명 이상의 신규 고용이 이뤄졌다.

현대차는 물론 하청, 재하청 업체들이 주변에 속속 들어서면서 한인 유입도 크게 늘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에 따르면 몽고메리 한인 인구는 많게 잡아 1만 명 정도로 추산한다. 물론 센서스 집계는 이보다 훨씬 적다. 한국이나 타지에서 비즈니스로 드나드는 유동 한인이 많고, 주재원이나 유학 등으로 잠시 머물다 가는 사람도 적지 않아서다. 하지만 20~30분 거리의 어번(Auburn)이나 오펠라이카(Opelika), 기아차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West Point) 등의 한인까지 합치면 앨라배마 동남부 한인 숫자는 1만 명이 훌쩍 넘을 것이라는 게 지역 주민들의 공통된 얘기다.

2021년 새해 분위기가 채 가시지 않은 1월 11일.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조창원 몽고메리한인회장을 만났다. 10여 분 먼저 약속 장소인 한인회관 앞에 도착했다. 넓은 몰 여기저기 다른 한글 간판들을 살피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비도 오고 하니 식당에서 바로 보자는 전화다. 앨라배마 한인 식당의 음식 맛은 어떨까 궁금하던 차에 잘 됐다 싶었다.



한인회관 가까운 순두부집에서 첫 대면을 하며 통성명을 하고 인사를 나눴다. 편안한 일상복 차림이 여유로워 보였다. 마스크를 벗고 마주한 첫 인상이 잘 아는 형님처럼 친근했다. 똑같이 들깨순두부를 주문했다. 이심전심, 마음이 통했나보다. 몽고메리 동네 이야기에서 시작해 이민 생활, 사업, 미국 사회 등을 거쳐 가족 이야기까지 화제가 이어졌다. 자연스럽게 한인회 이야기도 나왔다.

- 표정이 편안해 보입니다. 10년은 젊어 보이는데요.
“아, 그래요. 감사합니다. 뭐든지 제가 좋아 선택한 결정이면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지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한인회 일도 마찬가지고요. 젊게 사는 비결이라면 그게죠 뭐.”

조 회장은 1956년생이다. 올해 만 65세가 된다. 2001년 미국에 왔으니 이민 생활은 21년째다. 텍사스 휴스턴으로 처음 이민 왔고 2003년에 앨라배마 몽고메리로 이주해 지금까지 살고 있다. 다른 이민자들처럼 처음엔 캐시어, 뷰티서플라이 등 여러 일을 전전했다. 지금은 J&C엔터프라이즈라는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자동차 관련 협력회사 중의 하나로 직원은 100여 명에 이른다고 했다.

- 한인회관이 꽤 멋지네요. 공간도 넓고요.
“20대 한인회장을 하셨던 고 심수용 회장님 덕분입니다. 이곳 몰 소유주였던 그분이 2010~2011년 한인회장을 하시면서 20년간 무상으로 쓸 수 있도록 공간을 내 주셨거든요. 덕분에 도서관, 회의실, 강좌 공간등으로 잘 활용해 왔습니다.”

- 취임하기까지 곡절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그 때문에 언론에도 많이 오르내렸죠. 나름 모범적인 한인회라 자부했던 몽고메리한인회가 소송 사태로까지 갔으니 본의 아니게 좋지 못한 이미지를 보여준 것이죠. 그 점에 대해서는 저도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필귀정이라는 말 그대로 모든 게 잘 해결되어 감사한 일이지요. 저로서는 억울한 면도 많고 할 말도 많지만 이젠 다 지난 일이고 이젠 과거 얘기보다는 미래만 생각하며 나아가려 합니다.”

조 회장 이야기대로 2019년 25대 몽고메리한인회장 선거는 전국 한인들의 관심사였다. 당시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조창원 회장은 출마자 3명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었지만, 24대 한인회 집행부와 선거관리위원회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당선 무효를 주장하면서 파문이 시작됐다. 이에 조 당선자는 법원에 집행부를 상대로 선거 간섭 중단 명령을 신청했고, 한인회 측도 반대 소송을 내면서 사태는 더 복잡해졌지만 법원이 최종적으로 피고의 반대 소송을 기각하면서 소송은 일단락이 됐다.

조 회장은 2020년 1월 어번대학교 몽고메리캠퍼스(AUM) 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25대 몽고메리한인회장으로서의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한인회장에 취임하셨는데, 막상 되고 보니 어떻던가요?
“이것저것 계획을 많이 세웠습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코로나 사태가 터져 많은 거의 중단되거나 취소되고 말았죠. 올해는 제발 상황이 호전되어 더 많이 뛸 수 있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그러나 대답과 달리 조 회장은 코로나 사태 초기 고가의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힘들어 하는 한인들을 위해 사재 1만 달러를 들여 마스크를 구입해 나눠주는 등 한인 사회 돕는 일을 쉬지 않았다.

- 올해 특별히 계획하고 있는 일은 뭔가요?
“문 닫은 몽고메리 한국학교를 다시 부활시키고 싶습니다. 물론 상황이 좋지는 않습니다. 교사 구하기도 힘들고 전처럼 지원금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거든요. 그래도 1.5세, 2세들을 위한 정체성 교육이란 점에서 한국학교는 꼭 필요합니다. 한인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만약 제 임기 중에 안 된다면 초석이라도 다져 놓을 생각입니다.”

- 또 다른 계획은?
“가을 쯤 코리안 페스티벌 개최도 생각 중입니다. 한인들에게 즐겁고 보람된 시간을 제공하고 주류 사회에 한인커뮤니티도 알리자는 게 취지지요. 꼼꼼히 잘만 준비한다면 한인들의 자부심도 높이고 우리를 바라보는 주류사회의 시각도 더 좋아질 겁니다.”

- 준비할 게 많을 텐데 구체적인 진척은 있나요?
“작년 취임 직후 한인회 임원들과 함께 스티븐 리드 몽고메리 시장을 방문했었습니다. 그 때 시내 초등학교 한 곳을 한국학교 장소로 빌려주는 문제 등에 대해 협조 약속을 받았습니다. 지난 연말엔 김영준 애틀랜타 총영사, 최병일 동남부한인회연합회장 등과 함께 몽고메리 시청을 방문, 다시 리드 시장을 만났습니다. 그때도 한인사회 활동에 적극 협조하겠겠다는 긍정의 대답을 듣고 왔습니다. 문제는 코로나 상황인데 어서 빨리 해결되길 기도해야죠.”

몽고메리한인회와 동남부연합회, 애틀랜타 총영사관 등 3개 기관은 12월 방문 때 공동으로 마련한 마스크 6200장, 손 소독제 480개와 성금 2000달러를 몽고메리시장에게 전달했다.

- 끝으로 한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몽고메리한인회는 1979년 창립됐으니 올해로 42년째입니다. 그 동안 우리 한인회는 미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모범적인 한인회였습니다. 일부 문제가 있을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전임 회장님들이 헌신적으로 봉사한 덕분이었지요. 저도 좋은 점은 본받고 부족했던 점은 보완해 몽고메리한인회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회복하고 물려주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인 여러분들도 한인회가 준비하는 행사가 차질 없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흔히 한인회는 한인사회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혼자서 되는 일은 없다.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헌신과 봉사가 앞서야 하고, 묵묵히 성원하는 한인들도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두의 관심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다. 남다른 곡절 끝에 한인회장이 된 만큼 몽고메리한인회 조창원 회장. 그동안은 코로나 사태로 마음껏 뜻을 펼치지 못한 만큼 2021년 새해엔 꿈꿨던 모든 일을 잘 감당해 내기를 기대해 본다.

▲몽고메리한인회
- 웹사이트 : mgmkorean.korean.net
- 주소 : 1737 Eastern Blvd, Montgomery, AL 36117
- 전화 : (334)356 -1720


글·사진=이종호 애틀랜타중앙일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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