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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함께 있어 ‘줌’

비대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때다. 하지만 치매를 앓는 노인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가족들과 만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어휘 능력을 상실할 수 있다. 그리고 불안감이 커지면서 이상 행동을 더 많이 보이기도 한다.

필자는 아내와 함께 치매 어르신들을 노인 아파트 문 앞에서 만난다. 선물부터 전달하고 안부를 묻는다. 이런 저런 대화는 약 10분 정도 계속된다. 그리고는 “바이러스 조심하시라”며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

그런데 치매 어르신은 “빈손으로 돌려 보내면 안되지. 별 것 아니지만 이것이라도 가져가소”라며 조금 전에 받았던 선물을 다시 돌려준다.

자택격리 기간 동안 대면 접촉이 제한되다 보니 치매 환자들의 단기 기억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런 분들이 갑갑하다며 집을 나서는 경우가 많다. 이전에는 밖으로 나가도 집을 제대로 찾아왔으나 인지 능력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 요즘 치매 환자 실종이 자주 보도되고 있는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치매 환자를 둔 집안은 더 잦은 방문으로 직접 얼굴을 보고 정서적 안정감을 주도록 해야 한다.

치매 부모가 자녀들을 알아볼 능력을 갖고 있을 때 공원과 해변으로 한번 더 모시고 나가자. 전화로 안부를 확인하자. 또한 예상되는 실종 위험을 없애기 위해 안전이 확보되는 요양시설을 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치매 노인들을 찾아뵙는 것이 쉽지 않다. 어서 빨리 코로나가 물러가 치매 노인들이 둘러앉아 윷놀이나 빙고 게임을 하며 마음껏 웃을 날을 기다린다. 치매 부모들은 ‘컴퓨터의 줌(Zoom)’이 아니라 ‘함께 있어 줌(Being Together)’을 원한다.


이상진·한미치매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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