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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악시장 시스템, 문제는? '일방계약' 관례 뛰어넘어야 '윈-윈'

가수·기획자는 '사업파트너' 인식해야
전문 매니지먼트 시스템 도입도 시급

세계의 ‘음악 산업’을 이끌고 있는 미국의 경우 아티스트들의 활동 전반을 보조하는 ‘매니지먼트사’와 공연및 행사를 담당하는 ‘에이전시’, 그리고 음반계약 업무를 당담하는 ‘음반업체(Record Lable)’가 철저히 분리돼있다.

현재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기까지 진통을 겪은 미국시장의 시스템과 한국시장에 진출해 간접적으로 선진 시스템을 전수하고있는 일본업체의 시스템을 비교해 앞으로 한국 음악시장이 걸어 가야할 방향을 알아봤다.

▷미국 음악시장 시스템

전통적으로 미국 아티스트들의 등용문은 음반업체였다. 음반업체에 소속된 '탤런트 스카우터'(A&R)들이 신인가수를 발굴하고 계약을 추진한다.



계약이 맺어지고 앨범제작이 확정되고 나면 아티스트들은 전문 매니지먼트사를 섭외하고 계약을 맺는다. 매니저는 스케줄 관리부터 법정공방까지 아티스트들의 수족이 돼 이들의 '이익'을 위해 활동한다.

다음 단계는 에이전시와의 계약이다. 에이전시는 아티스트의 홍보 및 공연을 포함한 각종 행사를 대행한다. 에이전시와의 계약은 매니저가 담당한다. 매니저는 계약시 가장 예민한 부분인 '수익 분배'시 아티스트에게 최대한 이익이 돌아가도록 교섭한다. 매니저 능력은 교섭 능력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지금은 추세가 바뀌었다. 90년대 후반 들어 'MP3'의 등장으로 세력이 많이 약해진 음반업체는 '신인 아티스트' 발굴 파워를 많이 상실했다. 대신 에이전시 스스로가 '클럽 에이전시'라는 텔런트 스카우터를 고용해 직접 아티스트를 찾는다. 이 과정에서 에이전시는 최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티스트과 계약을 맺는다. 물론 모든 계약은 아티스트의 매니저가 대행한다.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 Endeavor Entertainment)'사의 소속 아티스트(뮤지션 및 배우 포함)의 행사와 홍보를 대행하는 아키코 로저스 인터네셔널 에이전트는 "요즘은 음악의 판매 루트가 앨범에서 온라인으로 바뀌었다"며 "우리가 직접 아티스트를 찾아 각종 행사와 인터넷 음반판매의 홍보까지 책임지며 수익을 창출하지만 교섭 및 계약은 아티스트의 매니저와 한다"고 말했다.

▷한국 음악시장과의 차이점

한국의 아이돌 가수는 계약 당시 대부분 10대이고 연습생 기간 2~3년을 거치며 기획사 눈 밖에 나면 데뷔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리한 계약내용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에이전시는 어린 연습생을 발굴해 키워내는 시스템 속에서 스타가 성공하면 투자비용을 회수하려 한다. 거기다 소수의 성공한 아이돌이 탈락자(실패한 아이돌이나 수십 명의 연습생)들의 비용까지 떠안는다.

따라서 에이전시측은 신인 1인당 수억원에 달하는 초기 투자비용이 드는데 인기를 얻었다고 그때그때 계약조항을 바꾸게 되면 운영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국 음악시장의 현 상황은 '잭슨 파이브(Jackson Five)' '뉴키즈 온 더 블럭(New Kids On The Blok).이하 뉴키즈' '백 스트리트 보이즈(Back Street Boys)' 같은 8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 활동했던 미국 아이돌 그룹이 그들의 에이전시나 매니지먼트와 불공정한 계약을 맺었던 상황과 흡사하다.

뉴키즈의 경우 그들의 매니저였던 루 페러맨(Lou Pearlman)이 '평생 계약'을 맺고 전체수익의 40%를 거두어 갔다. 이들의 관계는 멤버들이 성인되면서 급속하게 악화됐고 결국 자신들 당한 불이익을 회복하기 위해 페러맨과 힘겨운 법적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로저스 에이전트는 "뉴키즈의 당시 상황은 현재 한국의 아이돌 그룹이 처한 상황 비슷하다"며 "미국 음악시장도 이같은 어두운 시기를 거처 지금의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아티스트와 매니저 에이전시 작곡가와의 수익배분은 각각 10%를 넘지 않으며 에이전시와 아티스트의 계약은 최고 3년 정도다. 그리고 언제나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으면 계약을 파기한다. 이런 체계적인 시스템은 수많은 에이전시와 매니지먼트사가 서로 치열한 경쟁을 하는 구도가 정착되어 있기에 존속이 가능하다.

▷한국에 진출한 외국 업계의 사례

일본계 업체로 한국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포니케년 코리아(Pony Canyon Korea)'의 경우 아티스트와 전속계약시(초기 투자 단계부터 향후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매니지먼트 계약 포함) 평균 5년을 기준으로 하며 계약기간 동안 2~3개의 음반을 제작한다.

일본의 경우 '아티스트+에이전시+레이블'이라는 3자의 철저히 분리된 세 객체의 유기적인 역할에 의해 성립된다. 이중 에이전시는 소속계약을 한 아티스트에게 사원취급(월급제)을 하는 것을 기본 인식으로 하고 있으며 아티스트가 정기적으로 월급을 수령하는 경우도 많다(물론 일의 양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받는 보합제도가 있다).

따라서 한국의 아티스트와 계약을 맺을 때도 대한 전반적인 구성및 내용에 있어 서로 불합리한 조건이 되지 않도록 수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계약안에 대한 1~3차 수정안을 마련해 최종 사인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포니 케년 코리아 음악사업부 2팀의 박태용 팀장은 "언제나 아티스트와 에이전시와의 갈등은 수익배분"라며 "해결방법은 투명한 정산을 통한 신뢰성 확보와 쌍방의 과다 요구를 상호 보완할 수있는 '관계'의 구축을 통해 상호 윈-윈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해법은?

로저스 에이전트는 한국 음악시장의 문제점 해결방안으로 '프로페셔널한 매니지먼트'와 과도기를 넘겨야 찾아오는 '성숙'을 강조했다.

로저스 에이전트는 "강력한 매니지먼트 파워가 없이는 아티스트 스스로가 자신의 가치를 에이전시에게 피력하기 힘들다.

프로페셜널한 매니지먼트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며 "현재 한국시장은 규모나 질적인 면에서 아직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상황을 격변기로 인식하고 상호 보완을 지속하면 훨씬 성숙한 시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태용 팀장은 각자를 비즈니스 파트너로 보는 '시각의 변화'를 우선시했다. 박 팀장은 "기획사의 사업적 마인드도 중요하지만 아티스트를 상품화하여 기업가치(또는 자기 몫 우선 챙기기) 극대화와 별개로 비지니스 파트너로서 상대방을 인정하는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구조적인 매니지먼트 시스템 개선과 경영 투명성 제고도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황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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