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 마더스: 혈통 사회 일본에 묻는다 ‘입양이 어때서’
[아카데미출품작]트루 마더스(True Mothers)
어느 날, 히카리라는 여성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자신이 아사토의 친모라고 주장하며 돈을 요구하는 히카리의 등장으로 가정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부부는 히카리가 돈을 뜯어갈 심산으로 자신들을 협박하는 것으로 인식하며 히카리가 친모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히카리가 14세이던 4년 전으로 돌아간다. 같은 학교 남학생 타쿠미와 사랑에 빠진 히카리. 두 사람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가 한동안 이어진다. 뜻하지 않던 임신, 타쿠미의 변신에 이어 히카리의 엄마는 딸의 미래를 위해 신생아를 입양센터로 보낸다.
‘트루 마더스’는 히카리를 중심으로 한 청소년의 성, 그로 인한 미혼모, 그리고 사토코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입양가족에 관한 문제들을 다룬다. 여성 감독 나오미 감독의 예민한 관찰은 인간이 본질적으로 지니고 있는 절대적 외로움에까지 접근한다.
나오미 감독은 세상으로부터, 사회로부터, 주변으로부터 분리되어 고립된 삶을 살고 있는 인간들을 자신의 작품에 자주 등장시킨다. ‘트루 마더스’에서 그녀가 애정으로 들여다보고자 했던 인물은 히카리다. 불편하고 외면하고 싶은 문제들, 그러나 분명 일본인들이 사회의 어두운 한편에서 경험하고 있을 문제들을 나오미 감독은 히카리라는 청소년을 통해 특유의 섬세함으로 들추어낸다.
히카리에게 잘못이 있다면 사랑에 빠진 것이 전부다. 그러나 세상은 그녀를 문제아로만 바라본다. 정작 히카리를 이해하고 그녀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은 사토코다. 기른 정과 낳은 정으로 구분되는 이 두 여인, 모두 아사토의 엄마들이다. 두 사람은 모성을 공유하지만, 마음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여성들이라는 점에서 연대감을 느낀다.
혈통을 중시하는 일본에서, 세상에는 혈연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사랑이 오가는 관계가 존재한다는 걸, 나오미 감독은 ‘트루 마더스’를 통해 말하고 있다.
2021 아카데미상 국제영화 부문 출품작.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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