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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뛰는 한인들] 요식업계 오스카상 3관왕 데이빗 장 요리사

[LA중앙일보] 발행 2009/09/22  4면 기사입력 2009/09/21 16:09

한·미·일 '요리통일'로 주류 입맛 잡아
누들바로 기반 잡고 보쌈으로 대박 터뜨려
공동집필 요리책 '모모푸쿠' 내달 출간예정

요식업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제임스비어드 재단상 3관왕의 주인공 데이빗 장씨와 그가 운영하는 모모푸쿠 쌈바의 간판요리인 돼지고기 보쌈.〈사진=Gabriele Stabile>

요식업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제임스비어드 재단상 3관왕의 주인공 데이빗 장씨와 그가 운영하는 모모푸쿠 쌈바의 간판요리인 돼지고기 보쌈.〈사진=Gabriele Stabile>

미 요식업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제임스비어드 재단상 3관왕의 주인공 별 하나도 영광인 '미슐랭 가이드' ★★(2스타)를 거머쥔 요리사.

2003년 맨해튼 이스트빌리지의 '누들 바'로 시작 '쌈바''코''베이커리 앤 밀크 바'에서 올 가을 미드타운에 다섯번째 식당을 오픈하는 '모모푸쿠 제국'의 황제.

뉴욕 레스토랑계의 스타 데이빗 장(32.한국이름 장석호)은 지난 6년간 '성공'이라는 이름의 초특급 열차를 타고 달려왔다.

골프에서 축구로 전향한 소년시대에서 종교학을 전공하며 매일 밤 파티에 빠졌던 청년시대 졸업 후 월스트리트의 사무직을 거쳐 마침내 이스트빌리지의 키친으로 진로를 바꾸기까지…. 장씨는 쓰고 단 경험이라는 토양에 배짱이라는 나무를 심고 모험정신이라는 물을 뿌려 오늘날 '모모푸쿠'라는 열매를 거뒀다.

◇골프장에서 키친으로= 데이빗 장의 부친 조 장씨는 1963년 단돈 50달러를 들고 뉴욕에 왔다. 타임스퀘어의 심야극장에서 자다가 브루클린에 하루 1달러짜리 방을 얻었다. 버지니아주에 정착한 부친은 현재 골프장비 업체를 운영하는 자수성가한 이민자다.

버지니아주 비엔나에서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데이빗 장은 한인 부모들이 바라는 모범학생은 아니었다.

10살 때부터 골프를 친 그는 버지니아주 주니어 골프대회에서 수상도 했지만 3년 후 '제2의 타이거 우즈'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후 축구를 하던 장씨는 트리니티칼리지에서 종교학을 전공한다.

그는 낙제에 가까운 학점를 유지하며 늘 파티에 빠진 불량 대학생이었다. 졸업 후 일본에 영어를 가르치러 갔다가 12석짜리 조그만 소바식당에서 일하며 국수의 모든 것을 배웠다.

뉴욕에 돌아와 월스트리트에 취직했지만 몇 백만달러씩 버는 인베스트먼트 뱅커가 아니라 사무직이었다. 직장에서 탈출한 그는 요리학교 프렌치 컬리너리 인스티튜트로 들어갔다.

6개월간 공부를 한 장씨는 스타 요리사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크래프트.카페블루.머서키친에서 수련했다. 이윽고 26살이 된 요리사 데이빗 장은 독립선언을 한다.

◇요리의 삼국 통일= 2003년 데이빗 장은 부친에게 13만달러를 빌렸다. 그리고 동업자 조아퀸 보카와 이스트빌리지에 자그마한 첫 식당 '모모푸쿠 누들바'를 열었다.

'행운의 복숭아(桃福)'라는 뜻의 일본어인 모모푸쿠는 컵라면을 발명한 일본 라면계의 대부 모모푸쿠 안도의 이름이기도 하다.

돼지고기 옹호자인 장씨의 특기는 버크셔 흑돼지고기를 사용한 라면이었다. 뉴욕에서 돼지 국물에 라면을 주메뉴로 한 식당은 도박이었다.

뉴욕시에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유대인 인구가 100만명이 넘는다. 채식주의자들이 널린 도시에서 일본 라면은 낯설은 '아시아의 스파게티'였다.

장씨는 김치찌개와 떡볶이 잡채 그리고 사천식 국수와 북경오리 소스를 사용한 포크 번 샌드위치도 선보였다. 장씨의 데뷔 식당은 한.중.일 3국을 통일한 퓨전식당이었다. 2세인 장씨는 전통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퓨전과 크로스오버로 전혀 새로운 음식을 창작해냈다.

오픈 후 누들 바는 파리를 날렸다. 그래도 '하고 싶은 대로 요리한다'고 굳게 다짐했다.

그 후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번져나가며 이스트빌리지의 최고 식당으로 부상한다. 뉴욕타임스 등의 음식 비평가들은 물론 요리 잡지들이 일제히 혜성처럼 등장한 데이빗 장에게 주목하게 됐다.

◇모모푸쿠 제국= 장씨는 누들바에서 번 돈으로 아파트를 샀고 3년 후 집을 담보로 100만달러를 대출해 2호 식당 '쌈바'을 열었다. 쌈바는 채식주의자들과 고별한 레스토랑이다. 돼지 엉덩이를 통째로 구워 생굴 김치 콩소메 상추 밥과 함께 서브하는 6~10인용 보쌈은 단숨에 히트작이 됐다. 장씨는 '쌈바'로 요식업계의 오스카상인 제임스비어드 신인상을 비롯해 각종 요리상을 휩쓸었다.

라면-보쌈에 이어 다음은 요리사가 주는 대로 먹는 '오마가세' 스타일의 레스토랑이었다. 2008년 이스트빌리지에 연 '코(Ko 子)'는 테이스팅 코스 메뉴만 있는 12석의 단출한 식당. 온라인 예약만 받는 이 식당에 비평가들은 찬사를 보냈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미슐랭 가이드'의 별 2개를 거머쥔다. 뉴욕에서 별 3개를 받은 식당은 장 조지.르 버나단.마사.퍼세 등 단 4곳이었다. 별 2개도 모모푸쿠 코를 비롯해 7개에 불과하다.

장씨는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다음 차례는 디저트. 지난해 말 쌈바 옆에 '베이커리 앤 밀크 바'를 연 것. 김치와 베이컨을 넣은 이탈리아식 피자빵 베이컨 포카치아를 비롯해 쌕쌕 오렌지도 메뉴에 넣었다.

히트작인 크랙파이 시리얼 밀크 콤포스트 쿠키는 트레이드마크 등록 중이다.

장씨는 올 가을 미드타운으로 진출한다. 체임버호텔에 넘버 5 레스토랑을 오픈한다. 또 10월 27일엔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피터 미한과 공동으로 집필한 '모모푸쿠' 요리책을 출간한다. 데이빗 장의 모모푸쿠 제국 확장은 계속된다.

뉴욕=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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