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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는 끝났지만 피해복구에 또 다른 전쟁"

텍사스 한인들이 전하는 현재 상황
수도관 파열 가장 많아
건축자재 품귀 현상도
한인끼리 돕는 계기도

댈러스 거주 이 모 씨의요구르트숍의 최근 내부 모습. 수도관이 동파돼 바닥이 물로 가득 차 몇몇 집기는 버려야 한다. [실비오 김 씨 제공]

댈러스 거주 이 모 씨의요구르트숍의 최근 내부 모습. 수도관이 동파돼 바닥이 물로 가득 차 몇몇 집기는 버려야 한다. [실비오 김 씨 제공]

“어마어마했습니다. 전기도 물도 끊기고 추위와 외로움에 공포마저 느꼈습니다. 지금은 여기저기 고장 난 집들을 고치느라 건축자재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습니다.”

지난 15일부터 닷새간 불어닥친 한파로 인해 텍사스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 겨우 일상을 찾아가고 있는 텍사스 한인들에게 상황을 들어봤다.

댈러스에 거주하는 실비오 김 씨(식당운영)는 “생전 눈 구경을 못하다가 한파 속에서 사흘간 마치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엄청난 양의 눈이 내렸다”며 “제설차나 제설 장비가 없어 속수무책이었다. 한마디로 텍사스에 화씨 0도의 한파와 폭설이 올지 누가 알았겠느냐”고 말했다.

김 씨는 “수도관 동파 피해가 많았다. 추위가 없는 지역이라 외부로 노출된 부분이 많은 설계 때문인지 이번에 모두 얼어서 파괴됐다”며 “업소가 물바다로 변한 것을 자주 봤다. 각종 집기들을 쓸 수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변압기가 기온을 이기지 못해서 파괴돼 전기조차 공급되지 못하는 곳이 많았다”며 “특히 텍사스는 냉방·온방을 전기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인터넷도 안되고 휴대폰 충전도 못 해 고립무원에 빠졌었다. 또 정화시설이 멈춰 수돗물 먹지 못하는 바람에 삼중고를 겪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도 사흘간 문을 닫았었다며 소방관과 경관 고객이 많은데 며칠간 911이 폭주했고 전기가 끊어진 독거노인들이 며칠씩 추위와 공포로 인해 사망자도 많았을 것이라는 얘기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씨는 “단전으로 오죽하면 차에 시동을 켜고 그 안에서 추운 밤을 견디는 모습도 봤다. 그러다 보니 주유소의 개솔린도 바닥이 났다”고 덧붙였다.

댈러스 인근에서 요구르트숍을 운영하는 이 모씨는 “캘리포니아 살 때는 지진과 산불이 두려웠는데 여기까지 와서 강추위에 고생할 줄은 몰랐다”며 “하지만 텍사스 이주를 후회하지 않는다. 어디나 사는 것은 똑같다”고 말했다.

지난주 내내 출근을 못 했다는 오스틴 거주 신승호 씨(디자이너)는 “도시 전체가 패닉이었다. 제설차도 없고 눈 치우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혼란이 컸다”며 “집에 물과 전기가 끊긴 한인들은 다른 한인들 집으로 며칠씩 대피하기도 했다”며 “이런 일이 또 있으면 안 되겠지만 동족애를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휴스턴에 거주하는 서니 이 씨(보험업)는 “추워 본 적이 없는 곳이니 더 피해가 컸다”며 “수도가 터지고 보일러가 무너져 지붕이 내려앉는 등의 피해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물난리로 인한 고객들의 보상청구가 줄을 잇고 있다”며 “홈디포에는 건축 자재가 모두 동이 났다. 코로나 사태 초기 화장실 휴지 동난 것보다 매대가 더 황량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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