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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여인의 숨겨진 동성애

우리 둘(Two of Us)

프랑스의 오스카상 국제영화 부문 출품작. ‘미나리’와 함께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있다. [Magnolia Pictures]

프랑스의 오스카상 국제영화 부문 출품작. ‘미나리’와 함께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있다. [Magnolia Pictures]

은퇴하여 노년에 접어든 두 여인, 니나와 마들렌. 연인 사이인 이들은 20년 동안 지켜오던 소중한 비밀이 깨어지려는 순간에 직면해 있다. 주변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을 한 아파트의 꼭대기 층에 사는 이웃으로만 알고 있다. 니나와 마들렌이 그토록 오랫동안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소소한 기쁨을 나누며 평온하게만 지내오던 두 연인, 이제는 서로의 아파트를 처분하고 로마로 가서 남은 생애를 불편한 비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이들에게 예기치 않던 사건이 발생한다. 표현이 직선적이고 외향적인 니나에 비하여 조용하고 내성적인 마들렌은 두 자녀에게 자신의 숨겨진 ‘성’을 고백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마들렌은 부동산 업자에게 집을 내놓고 자녀들에게 얘기하겠다고 굳게 마음먹지만 결국 주저하기만 할 뿐 말을 꺼내지 못한다. 이에 니나는 격분하고 마들렌은 충격을 받아 뇌졸중으로 쓰러진다. 그리고 언어장애와 반신불수의 상태로 들어간다.

20년 동안 지켜온 니나와 마들렌의 사랑이 위기에 처한다.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는 사람은 마들렌의 딸 애니다. 애니는 어머니의 병간호를 하다가 마들렌과 니나가 ‘심상치 않은 관계’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두 사람을 떼어 놓기 위해 애니는 마들렌을 양로병원으로 옮긴다.



발랄한 분위기의 코미디로 시작한 영화는 이후 니나가 마들렌을 양로병원에서 ‘구출’해내는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로 전환된다. 두 사람은 기이한 방법으로 다시 사랑을 이어간다.

동성애자들의 소소한 일상을 섬세하게 표현한 필리포 메네게티의 연출과 둘만의 평온함에 주변이 개입하면서 소용돌이에 휩싸이는 관계를 앙상블로 연기해낸 바바라슈코바(니나)와 마틴 체발리에르(마들렌)의 연기에 감흥이 넘친다.

영화는 그저 사랑할 뿐인 두 연인의 관계가 ‘성 정체성’이라는 사회적 이슈로 인하여 영향을 받게 되는 상황을 그리고 있지만, 결국 사랑의 승리로 막을 내린다. 그 사랑은 온 힘을 다해 서로를 붙잡아야 하는 안간힘과 투쟁 끝에 얻을 수 있는 사랑이다. 식구들을 포함한 주변과 사회의 편견은 사랑을 사랑 그 자체로 봐주지 않는다. 적어도 그 사랑이 성 정체성이라는 문제와 맞닿아 있을 때는.

오스카상 국제영화 부문 출품작. 프랑스어 원제는 ‘그들’을 의미하는 ‘Deux’. 성 소수자의 인권을 주제로 한 영화축제 ‘서울 국제프라이드영화제’에서 퀴어 영화비평가상을 받았다.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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