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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교수직 버리고 코미디언으로…미국 '이직의 신'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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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입력 2021/03/08 00:18


로스쿨 교수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된 리즈 글레이저. [글레이저 홈페이지]


정년이 보장된 교수직은 많은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지만, 리즈 글레이저(41)에겐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는 철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뉴욕의 호프스트라대 로스쿨을 거쳐 시카고의 노스웨스턴대 교수로 재직 중이었지만 그 꿈을 버렸다. 대신 그가 택한 직업은 코미디언이다. 로스쿨 교수로 정년까지 보장된 상황이었지만 그는 안락한 삶에 이별을 고하고 무대 위에 섰다. 웃기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홀로 무대 위에서 관객을 웃고 울리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된 글레이저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인터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미국 보스턴 코미디페스티벌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WSJ에 “대학에서 종신 재직권(tenure)을 얻었을 때보다 그만두기로 결심했을 때 훨씬 큰 기쁨을 느꼈다”며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고 말했다.

글레이저에게 코미디언의 꿈이 생긴 계기는 사소했다. 로스쿨 교수로 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동료 중 한 명으로부터 “당신 강의실을 지나갈 때마다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더라”는 말을 들었다. 실제로 그는 학교에서 가장 재밌는 교수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었다. 당시 글레이저는 “학교가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군”이라며 농담으로 받아치고 넘어갔지만, 자신이 사람들을 웃기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는 걸 깨달았다.


리즈 글레이저를 인터뷰한 월스트리트저널(WSJ)기사. [WSJ 캡쳐]


그로부터 4년 뒤, 글레이저는 본격적으로 애드리브 코미디 수업을 들으며 공부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목표와는 무관한 즐거운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고 회상했다. 무대에 오르게 된 건 그로부터 3년 뒤다. 본업으로 돌아와 시카고 노스웨스턴대에서 초빙교수로 일하던 중, 자신에게 코미디 수업을 가르친 강사를 우연히 마주쳤다. 그는 "며칠 뒤 스탠드업 코미디 행사가 있는데 나가보지 않겠느냐"고 초대했고, 글레이저는 고민 끝에 참가하기로 했다.

공연 날, 글레이저는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 없는 상자에서 물건을 하나씩 꺼내며 즉흥적으로 관객을 웃기는 공연을 했다. 관객의 호응을 받는 순간 그는 “이게 내 새로운 삶이구나” 하고 느꼈다고 한다. 이후 교수를 그만두고 뉴욕 전역에서 열리는 스탠드업 코미디 ‘오픈 마이크 나이트’ 공연에 몰두했다.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에서 열연 중인 리즈 글레이저. [글레이저 홈페이지]


인터뷰에서 글레이저는 이른바 ‘딴따라’와는 거리가 먼 가정에서 자랐다고 말했다. 그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유대인 조부모 아래서 자란 부모님 아래서 성장했다. 율법을 엄격히 지키는 보수적인 유대인으로 자라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철학 학·석사를 마쳤고, 시카고대의 로스쿨에 진학했다. 졸업 뒤엔 월스트리트의 한 국제법률회사에서 부동산 관련 일을 하기도 했다.

벌써 여러 번 새로운 도전을 해낸 그지만, 아직 이루고 싶은 일이 많다. 연기를 공부한 다른 코미디언들로부터 자극을 받아 연기 수업도 듣고 있다. 지난해 미국 ABC방송에서 방영한 법정 드라마 ‘포 라이프(For Life)’에서 기자 역할로 출연했다. 그는 대학과 유대교 회당 등을 돌며 강의도 하고 있다.

‘전직(轉職)의 신’인 그는 진로와 직업을 두고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만약 여러분의 동료들은 즐거워하는데, 여러분은 즐겁지 않다면 (새 진로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인생의 다음 챕터를 고민할 때, 방법은 간단해요. 전에 느껴보지 못한 기쁨을 찾으세요.”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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