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성매매 프레임 억울”…유족들 두 번 운다

한인 피해자 4명 신원 공개
셋 시민권자 한 명 영주권자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오레오루와 아덱보예가 씨가 19일 애틀랜타시 피드몬트로드 골드스파를 찾아 희생자들에게 헌화하고 있다. 배은나 기자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오레오루와 아덱보예가 씨가 19일 애틀랜타시 피드몬트로드 골드스파를 찾아 희생자들에게 헌화하고 있다. 배은나 기자

지난 16일 애틀랜타에서 총격으로 숨진 한인 여성 4명의 신원이 공개됐다. 사건 발생 사흘만이다. 유족들은 “명백한 혐오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틀랜타 경찰은 19일 스파에서 일하다 20대 총격범 로버트 애런 롱에 의해 피살된 한인 여성 4명의 이름과 나이, 성별, 사인 등을 공개했다. 다만 경찰은 이를 공개하면서 국적 표현 없이 ‘아시아 여성’이라고 인종만 적시했다.

▶3명은 미국인, 1명은 한국 영주권자
희생자는 74세 박모씨(Soon C. Park), 51세 김현정(Hyun J. Grant), 69세 김순자(Suncha Kim), 그리고 63세 유영애(Yong A. Yue) 등 4명이다. 이와 관련, 애틀랜타 총영사관은 “사망자 중 3명은 미국 국적이며, 1명은 영주권을 보유한 한국 국적”이라고 밝혔다.

한인 사회와 지인들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피해자 가족들이 애틀랜타에서 장례 절차 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유족 측은 “신원을 확인했을 뿐 아직 시신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의 신원이 공개되면서 일부에서 제기된 서류미비의 불법체류자 신분이라는 의문은 허위로 밝혀졌다. 업계 관계자는 “사망자 대부분이 애틀랜타에서 수년간 거주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족들 “성매매 프레임 억울…혐오범죄 확실”
알려진 사건 정황에 따르면 60대 유씨는 아로마테라피스파에서 일하다 희생됐으며, 나머지 세 명은 길 건너편 골드스파에서 변을 당했다.

경찰이 발표한 부검결과에 따르면 박씨와 그랜트(현정)씨, 유씨는 모두 머리 총상으로, 김씨는 가슴에 총을 맞고 숨졌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조준 총격이 분명한 만큼 명백한 혐오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아시안아메리칸센터(대표 지수예)에 도움을 요청한 피해자의 딸(69세 김순자씨 딸 추정) 김모씨는 센터측에 “어머니의 억울함을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센터는 그가 누구의 딸인지 밝히지 않았다. 지수예 대표는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유족 김씨가 뉴욕에서 도움을 요청해왔다”며 “필요한 도움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 대표는 이어 “김씨가 경찰 당국과 미디어에서 총격 용의자를 성 중독자로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분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0~70대 시니어에게 어떻게 성매매 프레임을 씌울 수 있나. 너무 억울하다”며 “(엄마가)2발의 총을 맞았다. 아직 시신도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 상황이어서 직접 메시지를 전하지 못하겠다. 계획적인 혐오범죄가 확실하다는 것을 지역사회에 대신 알려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고펀드미를 통해 도움 요청에 나선 그랜트 씨의 아들 랜디 박(21) 씨도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찰 당국이 용의자의 범행동기를 인종혐오가 아닌 성 중독 등 다른 차원으로 발표하는 것에 대해 ‘헛소리(bullshit)’라며 분개했다.

박씨는 “어머니는 한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하다 이민 와 나와 동생을 키우기 위해 일생을 헌신한 싱글 맘”이라면서 “이번 사건은 누구에게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엄마는 나의 가장 소중한 친구였다”고 말했다.

현재 박씨가 게재한 고펀드미 계정에는 하루 만에 147만 달러의 후원금이 모였다.

희생자 가족들 변호사 선임…“혐오범죄 적극 대응”

▶유가족 박병진 변호사 선임, 법적 대응 예고
일부 유족들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유씨와 김씨의 유족들은 전 연방지검장 출신 박병진 변호사(Alston & Bird llp)를 선임, 대응에 나섰다.

박 변호사는 이날 유씨의 유족들을 대신해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성원과 격려를 보내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장례식을 준비하는 동안 미디어와 대중에게 고인과 유족의 사생활 존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랜트 씨의 유족도 최근 검사 출신 제이슨 박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애틀랜타 경찰은 용의자의 범행 동기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증오범죄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겠다고 전했다. 체로키 카운티 수사 당국은 용의자 롱을 살인 및 가중폭행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이와 관련 이종원 변호사는 “연방법과 조지아 법에 따르면 증오범죄는 가중처벌 받게 된다”고 밝혔다.


권순우·배은나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