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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전진하는 가족

[LA중앙일보] 발행 2009/10/06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09/10/05 19:35

수잔 정/소아정신과 전문의

가족의 중요성은 누구에게나 해당되지만 이민 가정에서는 특히 새 땅에서 성공적인 정착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사회학자들이 제시한 적응에 성공한 이민자의 요건은 행복한 가정 외에도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이민 온 새로운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아이들 학교 선생님을 만나보고 문화가 다른 이웃들과 대화를 나누기 등.

(2)자신이 속한 민족으로 구성된 이민 사회에 적극 참여. 한국인 교회나 봉사단체에 속해서 자부심을 키우며 일을 열심히 하기.

(3)이민 온 것에 대한 확실한 신념을 유지하며 고국으로 되돌아 갈까? 말까? 망설이지 않기. 이를 빨리 해결할수록 적응이 쉬워진다.

10월 1일 열린 가정 상담소 기금 모금 행사의 주제인 '가정의 소중함'은 살기가 힘든 이즈음에 특히 적합하다. 어느 가정에나 대대로 내려오는 이야기나 신화 아니면 가훈들이 있다. 그래서 적어도 삼대에 걸쳐서 종적인 끈이 이어져 있다. 또한 모든 가정은 매일의 생활 속에서 새로운 사건에 부닥치며 앞으로 나아간다. 아기의 출생 학교 입학 가족의 질병 또는 사망 이혼 등. 이런 횡적인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우리는 부모님이나 조부모님들이 보여주신 길을 따른다.

반만년 역사 속에서 우리의 금수강산 안에서 농사지으며 살 때에는 그래서 가정 생활이 평온했었다. 그러나 낯설고 말이 설고 문화가 다른 미국에서 하루가 다르게 격동이 심한 이 문명 사회를 살아내려면 가정이 흔들리기 쉽다.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2세들을 상상해 보자.

*남녀가 평등하다

*나이가 많다는 것만으로는 존경을 받을 이유가 안되니 노인이나 어른들도 어린 아이를 인격적으로 존중해야 한다.

*눈치를 보며 분위기에 맞게 침묵하는 대신에 자신이 믿고 느끼는 것은 때나 장소를 막론하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한다. 그것이 학교에서 배운 바람직한 소통 방식이다.

*동생이라고 형에게 무조건 질 필요는 없다. 공정한 입장에서 누가 옳았는지가 중요하다.

*내가 마약을 하고 감옥에 가는 것은 내 개인의 문제일 뿐이다. 문중의 수치라니 도대체 왜 그들이 나의 인생에 상관을 하나?

이런 상황에 부딪치면 부모님들은 분노하고 좌절한다. 유교식 가치관 속에서 남녀가 유별하고 노소의 위치가 차별되어야 했으니까.

침묵은 금이었고 어른 앞에서는 다소곳이 기다리며 잘난 체하면 벌을 섰다. 개인 중심이 아닌 집단의 평화가 먼저였으니까.

그러나 '서로 다르다'고 나쁜 것은 아니다. 단지 내가 변화하는 것이 싫을 뿐이다. 그러니 많은 부모는 자신들의 가치관과 충고를 자녀들이 그대로 받아들이기 원한다. 자신들이 속한 학교나 사회에서 아이들이 배운 것들을 우선 들어주고 어떤 것을 받아들이든지 절충을 해주는 성숙함 대신에.

어린 아이는 영아기 유아기 학창기 사춘기 등을 지나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몸의 변화에 못지 않게 환경과의 적응 적절한 대인관계가 발달한다. 그리고 이 아이가 속해 있는 가정도 동시에 변화될 수 밖에 없다. 늘 대화를 나누고 절충을 시도하는 부모와 자녀 또는 부부 관계는 무럭 무럭 성장하여 성인기의 꽃을 피운다. 서로를 모르는 채 흥정의 성숙함도 배우지 못한 가족들은 여전히 유아기에 머물러 있다가 도태될 수 밖에 없다.

누구나 변화는 두렵다. 그러나 진정한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려면 성장의 아픔을 참으면서도 변화해 갈 수 있는 가정이 되어야겠다. 가족들이 각자 우리의 자녀들이 기운차게 높이 뻗어나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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