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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거품 붕괴'…전문가들 가능성 작다

집값 상승에 깡통주택 찾아보기 어려워
신용점수 높고 다운페이먼트도 많이 해
소득원 확실 밀레니얼세대가 주요 바이어

주택시장 거품 붕괴 논란에 경제학자들은 강한 주택 수요와 매물 부족 등으로 인해서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중앙포토]

주택시장 거품 붕괴 논란에 경제학자들은 강한 주택 수요와 매물 부족 등으로 인해서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중앙포토]

코로나19 팬데믹이 촉발한 주택시장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전국 주택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일각에선 주택시장의 거품론까지 제기됐다. 특히 낮은 모기지 이자율과 주택 가격의 급등은 2008년을 연상시킨다며 주택 시장 거품 붕괴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부동산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코로나19 발 주택시장 붐은 주택시장 붕괴를 가져왔던 금융위기 이전과는 다르다고 최근 보도했다. 근거는 크레딧점수와 다운페이먼트 증액 등 2009년보다 모기지 융자 기준이 강화된 점이다.

2001~2008년까지 모기지 융자 기준은 완전히 느슨했다. 크레딧 기록이나 점수가 좋지 않아도 주택 담보 대출이 가능했다. 다운페이먼트 액수도 매우 적었거나 아예 요구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소득 증명도 필요 없는 노닥(No-Doc) 모기지 융자가 유행했을 정도였다. 한마디로 모기지 융자를 상환할 가능성이 희박한 소비자에게도 마구잡이 식으로 대출을 해줬다. 향후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주택 신축으로 과잉 공급까지 겹쳤다. 더욱이 금융 업체들이 리스크가 큰 모기지담보증권(MBS)을 포함한 금융 파생상품을 과도하게 거래한 게 추후에 타격이 컸다.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면서 무리해서 집을 산 주택소유주들이 모기지 페이먼트를 하지 못하는 등 주택 차압과 부실 모기지 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연쇄작용으로 금융 업체들의 파산이나 은행 폐쇄까지 이어지는 결과까지 낳았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006년과 2014년 사이에 930만 가구가 집을 차압당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폭락한 집값 때문에 빌린 모기지 융자 금액이 주택가격보다 더 많은 깡통주택이 속출했다. 이로 인해 주택소유주들은 집 매각을 통한 에퀴티 차익도 얻지 못하고 집을 빼앗기는 궁지로 내몰렸다.



이후 정부는 금융 기관들에 구제자금(TARP)을 지원하는 대신 은행의 고위험 투자를 규제하는 ‘볼커룰’을 시행했다. 모기지 융자 승인 기준 역시 대폭 조였다. 소득 증명을 철저하게 했으며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매입하려는 주택 가격의 20%로 상향 조정했다. 이보다 적은 금액을 하는 경우엔 모기지 보험(MI)에 가입해야 융자 승인을 해주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주택시장 붐은 그 당시보다 훨씬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주택 구매 수요가 대폭 상승했음에도 매물과 신축 주택 부족으로 가격이 내려가지 않고 있다. 이처럼 매입 경쟁이 펼쳐지면서 다운페이먼트 비율도 20%보다 높게 형성됐다.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100만 달러 주택을 사는데 다운페이먼트로 절반인 50만 달러를 낸 바이어가 있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20%를 밑돌면 주택 매입 오퍼 경쟁에서 불리하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코로나19 확산 탓에 인구 밀집도가 높고 주택가격이 비싼 지역을 벗어나 근교나 외곽에 단독주택을 매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재택근무자 증가도 일조했다. 리치 바톤 질로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가 사람들이 어디에서 살고 왜 살아야 하는지와 어디에서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를 성찰하게 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주요 바이어층은 밀레니얼세대로 그들은 모아둔 자금을 헐어서 주택 매입에 나섰다. 신규 주택 건설 역시 주택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수급 불균형 해소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기존의 주택소유주들이 집을 팔지 않고 보유하는 기간이 더 길어지면서 매물 품귀 현상은 악화상태다. 이에 더해 모기지 융자 기관들은 팬데믹 기간에도 깐깐한 융자 기준을 유지하는 중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금융 위기 때와 달리 급등한 집값 덕에 집주인들이 모기지 페이먼트를 할 수 없어도 집을 팔아서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2009년 때와 같은 부동산 버블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경제학자들도 주택가격 상승세는 팬데믹으로 집에 거주하는 시간이 늘면서 생긴 현상으로 비싼 집값은 셀러의 시장 참여를 유도하고 이는 신규 주택 공급과 맞물려 주택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진성철 기자 jin.sungch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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