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크릭 학부모들, 교육위원회 정기회의서
아시안 이민 역사 교과과정에 추가하자는 의견 제시
덴버에는 1700년대 말에 중국에서 이주온 중국인 이민자들이 정착해서 만들어진 차이나 타운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날 일어난 폭동으로 1명이 숨지고 폭도들이 일으킨 화재로 차이나 타운 전체는 완전히 전소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한 후, 미국에 사는 일본인들 대부분은 분노한 미국인들에 의해 모든 재산을 몰수당하고 일본인 격리캠프에 수용되었다. 총 10개의 격리캠프가
전 미국에 존재했는데, 콜로라도에도 한 곳이 있었다. 당시 일본인들은 미국인 모두에게 차가운 시선을 받았으나, 유일하게 당시 콜로라도 주지사였던 랄프 카는 이들을 도우려고 노력했었다.
이런 이야기들은 콜로라도에 사는 많은 사람들은 전혀 모르고 있으며, 동양인들이 콜로라도에 어떻게 정착해서 역사를 이루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아무런 관심도 없다. 교육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이 안타까웠던 소수의 동양계 및 미국인 학부모 10여명은 지난 12일에 열린 체리크릭 학군 교육위원회 정기 모임에 참석해 약 30여분 정도 위원들에게 콜로라도의 동양인 이주 역사를 역사 교과서에 실어달라는 제안을 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인 학부모들도 참석해서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사람은 중국계 미국인이자 현재 코튼우드 크릭 초등학교에 두 자녀를 보내고 있는 콜린 챈씨다. 콜린씨는 약 한달전에 동양계가 대부분인 학부모 모임인 CCSD AAPI(체리크릭 학군 동양계 모임)을 만들었다. 그녀는 중국, 한국, 일본, 인도, 베트남, 필리핀 등 동양계 미국인들이 받고 있는 차별이 학교에서 제대로 동양계 미국인들이 미국 사회, 특히 콜로라도의 발전에 기여한 공에 대해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믿어, 이를 시정하기 위한 운동을 펼치고 있다.
챈씨는“콜로라도와 미국은 동양인의 피와 땀을 이용해 발전했다. 그러나 우리 동양계 자녀들은 조상들이 이렇게 많은 기여를 했는지 전혀 모른채 살아가고 있다. 또 그러한 노력을 통해 미국 사회가 번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동양인을 미국인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오히려 흑인들은 노예 생활로 고생한 것을 인정받아 역사에도 당당히 기록되고 미국인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가? 하지만 동양계 미국인의 이주 역사는 말 그대로 미국 교육 과정에서 완전히 삭제되어 있다. 우리는 현재까지 존재하는 동양인 차별이 많은 미국인들에게 우리 동양인들의 노고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믿는다"라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4명의 한인 학부모들이 참석했는데, 그중 콜로라도 통합한국학교의 장문선 교장이 연사로 나서 주목을 받았다.
두 자녀가 체리크릭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장 교장은 "아시안들은 170년전 부터 이 땅에서 살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방문자 취급을 받고 있다. 인종차별이라는 말도 안되는 일은 이 땅에서 없어져야 한다. 미국 원주민의 후손이 아닌 이상, 우리 모두는 같은 이민자이다. 아시안 아메리칸들이 엄연한 국민으로서 간주되기 위해서는 아시안 이민 역사를 보다 심도있게 다룰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가 뭔가 하지 않으면 100년이 지나도 아시안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없을 것이다. 그 변화는 교육에서부터 일어나야 한다”며 아시안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인종차별을 없애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교육위원회 임원들은 이들 아시아계 학부모들의 입장에 대한 이야기를 경청했으나, 공식적인 답변은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챈씨는 오는 4월 27일에 크리스 스미스 체리크릭 학군 교육감 및 마이클 자일스 부교육감과 미팅이 예정되어 있으며, 콜로라도 동양계 미국인의 역사 전문가이자 CU 볼더 교수인 윌리엄 웨이 교수도 함께 동행해 이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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