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기업에 맞선 평범한 노인의 감동 드라마
퍼시 vs 골리앗(Percy vs Goliath)
다작 배우이면서도 최고의 씬 스틸러로 명성을 지켜온 워킨이 이번에는 씬 스틸러가 아니라 씨앗을 훔쳐 농사를 짓는 ‘씨드 스틸러’(Seed Stealer)인 퍼시슈마이저를 연기한다.
캐나다의 작은 마을에서 3대째 농사를 짓고 살아온 퍼시는 어는 날 거대한 규모의 종자회사 몬샌토로부터 고소장을 전달받는다. 퍼시가 몬샌토 소유의 특허 GMO 종자를 재배하여 오랜 기간 특허권을 위반해 왔으며 또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수십만 달러의 손해 배상을 청구한 것이다.
퍼시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단지 이웃 농장에서 날아온 캐놀라 종자의 꽃가루를 재배하였을 뿐, 그 어떤 불법도 저지른 적이 없다. 퍼시는 몬샌토의 횡포와 탐욕에 대항해서 농부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환경운동가와 지역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험난한 법정 싸움에 나선다.
‘농업 왕국’이라 불리는 몬샌토는 전 세계 GMO 종자의 90%를 생산하는 거대 다국적 기업이다. 환경단체로부터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는 공적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이들은 평범한 농작인 퍼시에게 가히 골리앗과 같은 존재이다.
퍼시와 몬샌토의 법정 공방이 알려지면서 몬샌토의 횡포에 시달려온 전 세계 농부들이 퍼시에게 지지와 응원을 보내오기 시작하고 퍼시는 이 투쟁이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농부들의 농민권을 위한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워킨 특유의 씬 스틸러는 이 작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같은 처지의 전 세계 농부들의 대변자가 되어 골리앗 몬샌토의 위선적 횡포에 맞서 싸우는 노년의 농부 퍼시를 연기하는 워킨의 퍼포먼스는 여전히 감동적이다.
반GMO 운동의 상징이었던 실존 인물 퍼시슈마이저는 지난해 파킨슨병으로 사망했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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