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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떠는 알래스카 한인 택시기사…베델서 새벽에 얼굴 총상 입고 택시 빼앗겨

과거도 유사한 사건…밤시간 피하며 몸조심

알래스카주 베델 지역에서 60대 한인 택시 운전사가 얼굴에 총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베델은 앵커리지에서 서쪽으로 400마일 떨어진 소도시(인구 1만8000여 명)로 이 지역 택시 업계 종사자 상당수가 한인이다. 특히 베델 지역에서는 지난 10여 년 간 한인 택시 운전사를 상대로 피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이 지역 한인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베델경찰국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3시30분쯤 베델 지역 타미건 로드에서 얼굴 부위에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던 이명근(67)씨가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 이씨는 베델 지역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쿠스코 택시회사 소속으로 야간 근무중이었다.

베델경찰국 리처드 시몬스 국장은 “용의자는 이씨에게 총격을 가한뒤 택시를 훔쳐 달아났다”며 “이후 차량은 찾았지만 용의자 행방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중”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발견 직후 앵커리지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시애틀 지역 병원으로 옮겨져 안면재건 수술을 받고 회복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한인 택시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야간 근무를 자제하는 등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

쿠스코 택시회사 문정철 공동 대표는 베델 지역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건 이후 운전사들에게 고객과의 마찰을 피하고 평소보다 더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며 “팬데믹 기간 택시 운전사의 35% 가량이 일을 그만둔 상태다. 이번 사건으로 이 지역 택시 운전사가 감소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최건수씨 역시 “이번 사건으로 인해 지금 많은 한인 택시기사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나에게도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번 사건이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도 수사중이다.

시몬스 경찰 국장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중이지만 이번 범죄가 인종적 동기에 의한 것인지 입증할만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베델 지역에서 한인 택시 기사를 상대로 총격 사건 등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2012년에는 택시 운전을 하던 정용숙(당시 54세·여성)씨가 베델 지역 인근 나파키악 지역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정씨를 살해한 범인은 4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06년에는 택시 운전기사 정주영(당시 41세)씨가 밤 근무조에서 일하다가 머리 부분에 총상을 입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사건은 용의자 검거에 실패, 미제로 남았다.

한편, 베델 지역은 택시 업계에는 대부분 한인과 알바니안이 종사하고 있다. 베델에 택시가 많은 것은 이 지역이 커스커큄강의 삼각주 평지에 위치해 있고, 주변에 수많은 늪지가 형성돼 있어 육상도로로 접근이 불가능한 탓에 자동차를 구입하려면 비행기나 배를 이용해 운반해야 한다. 이로 인해 베델 지역에서는 자가용보다는 택시가 일상화돼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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