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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 연출·영상…역사에 짓눌린 개인

샬러턴(Charlatan)

‘샬러턴’은 20세기 초 체코슬로바키아의 공산주의정권하에서 약초를 사용한 대체의학으로 명성을 얻었던 얀 미콜라섹의 비극적 삶을 그렸다. [Strand Releasing]

‘샬러턴’은 20세기 초 체코슬로바키아의 공산주의정권하에서 약초를 사용한 대체의학으로 명성을 얻었던 얀 미콜라섹의 비극적 삶을 그렸다. [Strand Releasing]

20세기 초 공산주의 정권 시절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약초 요법으로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한 의료인 얀 미콜라섹의 일생을 그린 영화. 나치정권하에서 그가 겪어야 했던 비극적 일화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소변으로 병증을 진단하고 약초로 병을 고치는 미콜라섹의 대체의학은 많은 사람들에게 기적 같은 치료법으로 환영을 받았지만, 많은 사람들의 편견에 시달려야 했다. ‘돌팔이 의사’를 의미하는 영화 제목 ‘샬러턴’은 권력자들에게 이용당했던 그의 비극적 운명을 암시한다.

어릴 적부터 약초를 이용하여 동생의 절단할 뻔한 다리를 치료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깨닫게 된 미콜라섹(이반 트로얀)은 약초치료요법이라는 대체의학으로 부와 명성을 얻는다. 그의 놀라운 치료를 받기 위해 사람들은 매일 그가 근무하는 병원 앞에 소변이 담긴 병을 들고 긴 줄을 서고 있다.

전쟁터에서의 트라우마, 나치 정권에 협력해야 했던 시대적 상황은 미콜라섹을 매정하고 폭력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간다. 정권이 바뀌자 언론은 그를 돌팔이 사기꾼으로 몰아가고 얼마 후 미콜라섹은 이유도 모른 채 체포되어 수감된다. 검찰이 단순 착오로 사형을 구형하지는 않는다는 변호사의 말이 오히려 그를 불안하게 한다.



미콜라섹은 결국 당원 2명을 암살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다. 한 인격체의 사생활에 의심과 핍박이 가해지며 그의 모든 것이 부정당한다. 야속하게도 소용돌이의 역사는 지속되고 그를 온전히 인정하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샬러턴’은 인간 미콜라섹에 대한 탐구다. 의사로서의 신념, 대체의학에 대한 그의 열정, 그리고 그가 교류한 주변 인물들에 관하여 다양한 시각의 관찰이 이루어진다. 황금빛 태양 빛으로 채색된 젊은 시절의 희망과 열정, 고난과 절망만이 존재하는 어두운 세상이 주연배우 트로얀의 압도적인 연기를 통해 묘사된다. 미콜라섹과 그의 연인이자 조수 프란티섹팔코가 눈빛을 교환하는 재판 장면이 압권이다.

‘토탈 이클립스’, ‘카핑 베토벤’, ‘미스터 존스’ 등 세 편의 작품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렸던 폴란드 출신의 아그네츠카홀란드 감독의 감각적 연출과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 여전히 20세기 유럽의 역사 안에서 한 개인의 이야기를 발굴해내는 데 관심이 많은 홀란드 감독의 ‘샬러턴’은 베를린영화제에서 특별초청작으로 상영됐고 유럽영화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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