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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내 인생의 히트상품

[LA중앙일보] 발행 2009/12/24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09/12/23 21:42

이종호 / J퍼블리싱 본부장

아무리 어렵다 어렵다 해도 되는 곳은 된다. 팔리는 상품은 팔린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선정한 2009년 대한민국 히트상품 목록이 재미있다. ①막걸리 ②신종플루 대응상품 ③김연아 ④LED TV ⑤스마트폰 ⑥선덕여왕 ⑦걸 그룹 ⑧도보체험관광 ⑨보금자리 주택 ⑩KT 쿡.

미국에 살다 보니 와 닿지 않는 것도 있지만 대체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무엇보다 막걸리가 첫 번째로 뽑힌 게 놀랍다. 격세지감. 1980년대 이전 전 국민의 술이었던 막걸리가 하층민이나 마시는 싸구려 술로 전락한 듯 싶더니 어느새 다시 화려하게 부활했기 때문이다.

들어보면 요즘 한국은 새로운 문화코드라도 발견한 듯 온통 난리라고 한다. 일본에서도 미국 동포사회에서도 불티난다는 소리가 들린다. 부산에서 막걸리 공장을 하는 후배의 부친도 "지난 20년간 겨우 버텨왔는데 작년 올해 2년만에 그 동안의 어려움을 몽땅 만회한 것 같다"며 막걸리 붐을 전했다.

TV 드라마가 뽑힌 것도 이채롭다. '선덕여왕'은 기존 사극의 고루함을 벗어 던지고 미실.덕만.비담.유신.춘추 등 역사 속 인물들을 입체적인 캐릭터로 되살려 내 큰 관심을 모았다.

걸 그룹은 20세 전후의 발랄한 여자 가수들로 소위 '삼촌부대'라는 중년 팬까지 만들어 냈다 하고 제주도 올레길 걷기 같은 도보체험 관광은 한국을 찾는 동포들도 다투어 다녀올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그 길이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보다 낫다는 얘기도 자주 듣고 보니 나도 한 번은 가봐야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올 해의 히트 상품 역시 시대가 요구하는 흐름을 읽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울하고 힘든 세태에 위안과 희망을 띄워 준 것들 대부분이라는 말이다.

상품에도 히트가 있듯이 우리의 삶에도 때론 히트가 있다. 무명의 야구 선수가 일생일대의 멋진 홈런을 날렸다면 그게 바로 히트다. 피나는 노력 끝에 보란 듯이 자신의 꿈을 이루어냈다면 그게 히트다.

인식을 못해서 그렇지 인생을 살면서 정말 이것만은 잘했다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도 히트상품이다. 사랑하는 배우자를 만나 것 나보다 잘 난 자식을 둔 것 뜻이 통하는 멋진 친구를 가진 것 땀 흘려 수고하는 일터에 몸 담은 것 항상 굳건할 수 있는 신앙을 가진 것 이런 것 모두가 인생의 히트상품이다.

이런 것이 밋밋하다 여긴다면 전문가의 조언에 귀 기울여 볼 수도 있겠다. '히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에너지'(2008년 비즈니스맵 발행)라는 책에서 저자는 세상의 모든 히트 사례에서 발견되는 공통분모는 HIT 즉 Heart.Idea.Training의 조합이라고 했다.

가슴으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고 머리로 아이디어를 내고 손발을 움직여 열심히 달리면 개인이든 조직이든 반드시 히트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발은 땅을 딛고 있어야 한다. 너무 큰 꿈 때문에 정작 현실에서는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권고한다.

"제 아무리 거대한 꿈이라도 오늘의 작은 그림을 제대로 완성하지 않고서는 결코 그려지지 않는다. 먼 미래에만 얽매이지 말고 지금 당장 할 일부터 해라. 거대한 꿈에 짓눌리기보다 오늘부터 바꿔라."

새해가 바짝 다가왔다. 인생을 획기적으로 바꿔 줄 홈런은 없다. 대신 히트는 누구나 칠 수 있다. 새해엔 하나라도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계획부터 세워보자. 그것이 모여 특별한 인생을 만든다. 히트 인생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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