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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신년특집 희망을 쏜다!

잠시, 아주 잠시만 뒤를 돌아보기로 한다. 2009년. 참 어려운 해였다. 꼬불꼬불, 한 순간도 쭉 뻗지 않았던 길 위에서 발 밑은 흔들렸고 눈 앞은 깜깜했다.

우여곡절, 그 바람 불고 비 뿌리던 길의 끝에서 다시 한 해를 마주한다. 터벅터벅, 풍랑의 한 해를 건넌 발바닥은 아직도 멀미하고 있다. 그러나 회고는 여기까지. 고마운 발을 한 번 쓰다듬어 주는 것으로 족하다.

2010년은 2009년의 어둠을 뚫고 새벽으로 솟아올랐다. 이제 새로운 10년의 시작이다. 다시 삶은 직선이 아니다. 휘어진 길의 연속이다. 강한 자는 유연하다. 휘어진 길을 만나면 길과 부딪치지 않고 선회한다. 길과 하나가 되어 리듬을 탄다. 여기 그 오랜 진실을 삶으로 증거하는 사람들이 있다.

세계 피겨 역사를 매일 같이 다시 쓰고 있는 김연아 선수. 밴쿠버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오늘도 쉼 없이 구슬땀을 흘리는 그녀는 정상의 자리에서도 멈추지 않는 연습과 도전의 위대함을 온 몸으로 말한다. 한인 최초로 공중파 아침 뉴스쇼의 얼굴이 된 언론인 주주 장은 노력과 근성으로 오르지 못할 자리가 없음을 웅변한다. 미국의 아침을 여는 앵커이자 세 아이의 엄마로 바쁘게 살아가는 그녀의 삶에서 근면 성실함으로 희망을 쏘아 온 한인 이민자들의 역사를 본다.



IT업계의 또 다른 신화가 된 ‘비터컴’ 마이클 양 대표는 가슴에 품어 온 뜨거운 꿈이야말로 성공에 다다르는 최고의 지름길임을 삶으로 증명한다. 195번 투자 제의를 거절당하며 휘어진 길에서 방황하는 시간도 겪었지만,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연매출 5000만 달러의 기업을 이끄는 CEO로 굳게 섰다. 그에게서 한인들의 오뚝이같은 의지를 읽는다.

전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한국인의 감각과 재능을 그려 보이는 애니메이터 전용덕씨는 ‘슈렉4’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작품으로 영화팬들을 사로잡을 생각에 가슴이 뛴다.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잊지 않을 때 이 미국 땅에서도 가장 빛날 수 있음을 말해주는 김기수 형사는 오늘도 지역사회와 후배 경찰들을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새로운 10년의 새벽은 왔지만 불황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우리는 여전히 조금 두렵다. 하여 차라리 그 두려움을 횃불처럼 높이 들고 새로운 한 해를 향해 발을 내딛는다. 그 횃불을 희망이라 부르자.

2010년은 경인년 호랑이해. 칡흑의 숲을 간다. 밤길이다. 눈을 이글이글 켜고 어깨를 팽팽하게 긴장하고 조심스레 발을 내려놓는다. 그것을 희망의 몸짓이라 부르자.

어둠에 서 본 사람은 안다. 희망은 칡흑의 숲에서 나오지 않는다. 눈부시게 이글대는 해에서도 나오지 않는다. 희망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나에게서 나온다. 빛은 항상 안에 있다. 그리하여 다시 희망을 쏜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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