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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희망을 쏜다-뉴욕] 109경찰서 대민담당 김기수 형사

"한인들의 입과 귀가 돼 소통 도와야죠"
'신참같은 열정' 지닌 19년차…한국어 실력 향상 노력
중국 등 아시안 커뮤니티와 친숙…지역 언론 소개도

뉴욕시 최대 한인 밀집지역인 퀸즈 플러싱을 관할하는 109경찰서 대민담당 김기수 형사(43·사진). 김 형사는 올해로 19년째 109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한인들의 입과 귀 역할을 하고 있는 김 형사는 곧 20년 근무 연한을 채우고 현역에서 은퇴할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김 형사는 이제 40대 초반에 불과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곧장 경찰이 됐기 때문에 어느덧 20년 가까이 근무하게 된 것.

그러나 대민담당 경찰로서 김 형사의 열정은 이제 막 폴리스아카데미를 졸업한 신참 못지 않다. 본인 스스로도 ‘은퇴’를 묻는 질문에 “아직은 아니다”고 잘라 말한다.

◇내년 목표는 한국어 실력 늘리기= 김 형사는 2010년 자신의 일과 관련해 두가지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첫째는 한국어 실력을 더 늘리는 것이고 둘째는 계몽활동을 통해 한인 관련 범죄율을 더욱 낮추겠다는 것이다. 폴리스아카데미를 졸업한 신입 경찰중 한국어를 구사하는 경찰이 플러싱 지역에 더 많이 배치될 수 있도록 건의도 할 계획이다.



김 형사는 "한국어가 많이 늘었지만 아직 완벽하지 못하다"면서 "내년에는 한국어 드라마 등을 보면서 언어 구사 능력을 키우는데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체적으로 109경찰서 관할 지역의 범죄율이 낮아져야 하겠지만 특히 한인들의 범죄율이 낮아지도록 동포들을 상대로 계몽활동에 주력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김 형사가 이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이유는 한인타운 유흥업소 등지에서 술을 마시다가 시비가 붙어 폭행 사건으로까지 비화되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동포들끼리 서로 속이고 속이는 사기사건도 점점 늘고 있다. 그는 이와관련해 "미국에 살면서도 한국적인 사고방식으로 행동하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고 쓴소리를 했다.

한때는 10명을 훌쩍 넘기던 109경찰서내 한인 경찰 숫자가 최근에는 8명으로 줄어든 것도 김 형사에게는 걱정이다. 최근에는 매년 폴리스아카데미를 통해 한인 경찰 10여명이 배출되고 있는데 이들은 뉴욕시내 각 경찰서로 뿔뿔이 흩어지기 일쑤.

김 형사는 "플러싱 지역이 한인 밀집지역인 만큼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경찰이 한명이라도 더 배치되어야 동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서장에게 우리 경찰서에 더 많은 한인 경찰이 필요하다고 꾸준히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경찰 후배들이 큰 힘= 사실 김 형사는 109경찰서와 인연이 남다르다. 지난 91년 뉴욕시립 퀸즈칼리지를 졸업하고 곧장 경찰시험에 응시했다. 같은해 폴리스아카데미를 졸업하고 처음 배치된 곳이 109경찰서였다. 근무지가 한인 밀집지역에 위치해 있다보니 김 형사는 대민담당으로 발령받기 이전에도 동포들의 '입과 귀' 역할을 떠맡아야 했다.

김 형사는 지난 2001년 11월 대민담당 경관으로 처음 임명돼 올해로 8년째 주민들의 입과 귀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가 대민담당 경찰로 근무하기 시작하면서 동포들에게 경찰서의 '문턱'은 크게 낮아졌다. 어려움이 있어도 영어를 못해 선뜻 경찰서 가기가 두려웠던 플러싱 지역 동포들에게 이제 김 형사는 '가족'이나 다름없다.

김 형사는 또 지난 2004년 뉴욕한인경찰협회장으로 선출돼면서 커뮤니티에 한인 경찰들의 존재를 알리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근무중 순직한 동료 한인 경찰의 자녀를 위해 협회는 기금모금 행사도 꾸준히 갖고 있다. 또 가까운 장래에 더 많은 한인 경찰이 배출될 수 있도록 장래 희망이 경찰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장학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한인 경찰은 50여명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200명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그동안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협회에서 지속적인 '경찰 지원 홍보 캠페인'을 벌인 결과이지요. 한인 경찰은 시경에서 소수계 중에서도 소수계로 꼽혀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양적으로도 팽창했고 능력면에서도 우수한 경찰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후배들이 하나둘씩 늘어날 때마다 가슴이 뿌듯합니다."

김 형사에게도 고민은 많다. 수많은 민원인들을 접하다 보면 돕고 싶어도 도와줄 수 없는 일도 많기 때문이다. 경찰서에 있다보면 '사기를 당했다' '돈을 떼였다'며 도움을 요청해 오는 동포들이 많다. 요즘은 경기가 어려워서 그런지 부쩍 그런 일이 잦아졌지만 경찰이 직접 도울 수 있는 일이어서 안타깝기만 하다.

김 형사는 한인들에게만 친숙한 것이 아니다. 중국계 등 기타 아시안 커뮤니티에도 얼굴이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지역신문 퀸즈크로니클은 최근 김 형사를 '언어장벽을 뛰어넘는 이민자의 통로'라며 커뮤니티를 넘나드는 그의 활약상을 보도하기도 했다.

글.사진=안준용 기자 jyah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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