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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새해결심 성공하려면

수잔 정/소아정신과 전문의

많은 사람들이 신년에 새 결심을 한다. 술 덜마시기 담배 끊기 체중 줄이기 운동 열심히 하기 등등. 평소 자신들에게 힘들었던(?) 일들을 택한다. 그러니 실패하기가 쉽다.

'입'이 가장 중요했던 때는 출생후 한두살 때까지다. 배고프면 먹고 마시고 싫으면 뱉어내고 상한 것은 토해낸다. 그러면서 삶의 가장 기본이 되는 능력을 익혀간다. 그러니 술을 너무 많이 마시고 음식을 조절 못하고 과식하는 문제는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두살이 되면서 아이는 발걸음을 떼며 세상으로 나간다. 한걸음 한걸음 엄마로 부터 떨어져 나가는 독립을 연습한다. 그러다 보면 책상에 머리도 부딪치고 넘어지기도 한다. 아이는 끙끙대며 애를 쓰지만 성취감에 행복하다.

그후 성장을 계속하며 인간은 사고하고 판단하고 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아간다. 대뇌의 가장 앞쪽에 위치해 있으며 25세가 될때까지 성숙해 가는 전두엽의 발달로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 가던 어느날 자신을 돌아 본다. 이제는 성숙해진 전두엽으로부터 '신년 설계'의 명령을 받는다. 술을 줄이고 음식을 적당량으로 조절하고 담배를 포기하라고.

그런데 먹고 마시고 빨고 움직이는 것들이야 말로 '옛날 옛적'부터 길들여진 것이 아닌가. 전두엽이 철들어서 이성을 갖고 명령을 내린다고 해서 호락호락 바꾸기에는 오랜 시간 쌓여온 감정의 두께와 질긴 습관의 타래가 얼켜있다.

그러나 욱박지르고 화를 내서는 안된다. 자신의 내부에 버티고 있는 '아기'를 살살 달래가며 기를 북돋워 주어야 한다. 비록 새해 첫날 하루만 금주를 실천하고 이튿날에 술을 마셨더라도 너무 낙심하지 말자.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아닌가!

성공한 날에는 반드시 상을 주자. 그리고 가족들에게도 믿을 만한 친구들에게도 응원을 부탁하자. 나의 '아기'에게 웃음을 보여달라고. 그래서 아기가 희망을 잃지 않도록.

아기가 실수할 때에는 "너는 실패할거야"라고 윽박지르지 말자. 실수가 너무 무서워서 여태껏 결심한번 못한 처지가 아니었던가.

너무 힘들면 외부의 도움도 청하자. 술문제의 경우 이를 도와주는 음주 치료 프로그램(AA)이 곳곳에 있다. 일주일간 술을 끊은 사람에게 선물을 주고 한달이면 한달 기념 케이크도 준비해 성대하게 나눈다. 중간에 실수한 사람들에게는 고백하고 재결심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동물 실험실에서 쥐를 훈련 시키는 데에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미로를 돌고 돌아서 쥐가 목표물까지 가게 하려면 실패가 많게 마련이다. 이 때 쥐가 실수를 할때마다 전기 쇼크를 주면 다시는 그 쪽으로 가지 않는다.

이것을 'Negative Reinforcement'라고 부른다. 옳은 길로 들어설 때마다 치즈를 주는 것은 'Positive Behavior Reinforcement' 이다. 배가 부르고 기분이 좋아진 쥐는 길을 열심히 외워서 성공에 도달한다.

전기 쇼크 방법이 치즈 방법보다 처음에는 더 효과적으로 보일지 모른다. 가끔 치즈는 잊어버리더라도 아픈 것은 질색을 할터이니.

우리 안의 '감정 투성이 아기'도 이렇게 칭찬하고 참아주고 달래자. 한걸음이라도 성공하면 어깨도 두드려 주고 치즈도 주자. 다시 앞으로 한걸음 나서자. 비록 그사이에 두 걸음 후퇴를 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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