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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아바타'는 영상산업의 미래

[LA중앙일보] 발행 2010/02/02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0/02/01 19:04

안유회/내셔널 에디터

"3D 실현한 아바타는 기술력과 드라마를 결합한 원형을 제시"
새로운 10년의 시작인 2010년은 을씨년스러웠다. 흔히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해를 앞두고 벌어지던 떠들썩한 풍경은 없었다.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때였다면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다가올 10년을 예측하는 특집 기사가 봇물을 이루었을 것이다.

2010년은 그렇지 않았다. 2009년의 그 경제적 살풍경은 2000년에서 2008년에 이르는 9년 세월이 남긴 모든 것의 총합을 압도할 정도로 무거웠다. 2009년 이전을 돌아볼 여유도 2010년 너머의 앞날을 건너볼 여력도 없었을 것이다.

영화 '아바타(Avatar)'도 그 살얼음판의 세월을 건넜다. 거의 모든 경제 부문이 하루 아침에 화두를 성장에서 생존으로 바꾼 2009년 말~2010년 초. '아바타'는 놀랍게도 6주 만에 18억58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역대 흥행 1위 '타이태닉'을 눌렀다.

'아바타' 성공의 핵심은 제작비 2억3700만 달러를 쏟아부어 만든 혁명적인 입체(3D) 영상이다. 3D가 세상에 나온 것은 1950년대지만 '아바타'는 3D를 진정한 의미에서 영화(넓게는 엔터테인먼트)에 녹인 첫 작품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전의 3D는 촌스런 안경을 쓰고 있으면 표창이나 화살이 눈으로 날아오고 파편이 귀를 스쳤다. 발길질이 얼굴로 날아들 땐 불쾌감마저 들었다. 도대체 영화에 몰입이 안됐다. 브레히트의 소격이론도 아니고 3D 기술 자체를 자랑하느라 끊임없이 관객을 깨웠다. '너 지금 3D 보고 있는 거야. 신기하지?' 이런 식이다.

'아바타'는 관객의 눈에 표창을 날리지 않는다. 3D의 세상을 3D로 재현해 드라마 안에 녹였다. 관객은 자각증상 없이 그 현란한 세계를 즐기면 된다. '아바타'는 3D를 실현할 기술력과 드라마의 결합이라는 원형을 제시했다.

'아바타'는 2D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시점에서 나왔다. 2D 영상의 정점인 고화질 TV(HDTV)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좀 더 고화질인 블루레이와 100인치 경쟁은 역설적으로 2D의 한계를 드러낸다. HDTV 가격은 이미 1000 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시장은 꽉 찼고 살 사람은 다 샀다.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하다. '아바타'는 그것이 3D라고 말한다. 이미 가전업계는 3D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가전협회는 올 해 3D TV가 430만 대 정도 팔릴 것으로 예상한다. HDTV가 매년 3000만 대 이상이 팔리는 시장 성숙 단계 진입에 7년이 걸린 걸 감안하면 지나친 낙관일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에서 새로운 하드웨어 판매의 최대 난관은 소프트웨어의 공급 부족이다. 볼만한 3D 영화나 TV프로그램이 없다면 누가 3D 제품을 사겠는가. 3D의 상업적 성공을 3~5년 뒤로 보는 소니의 예상은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아바타'는 이런 3D 전망을 바꾸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차기작의 3D 제작을 선언했고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에 맞춰 HD3D 채널 개국을 선언했다. 기존의 2D 영화가 3D로 다시 포맷돼 출시될 수도 있다.

'아바타'에서 인디언 학살을 인디언 입장에서 본 '늑대와 춤을' 류의 수정주의 역사관을 읽을 수도 있다. 혹은 수정주의의 한계를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진부하다고 혹평할 수 있다.

하지만 '아바타'는 그 이상이다. '지난 10년이 2D였다면 새로운 10년은 3D다.' 아바타는 새로운 10년 혹은 그 이상의 전략과 성공모델을 3D만큼 생생하게 구현했다. '아바타'는 영상과 영상 산업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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