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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브레이크 없는 도요타의 추락

김동필/통합뉴스룸 에디터

꼭 2년 전인 2008년 1월 도요타는 자동차 판매량 1위를 선언했다. '품질'을 앞세워 제너럴모터스(GM)의 아성을 무너트린 것이다. 2007년 판매량이 940만대에 달했다. 가능성이 막상 현실화 되자 놀란 것은 자동차 업계 뿐이 아니었다. 도요타 성공사례에 대한 분석이 쏟아졌다.

그중 가장 주목받은 것이 '도요타 웨이(Toyota Way)'였다. 전문가들은 생산라인 정비를 통한 비용절감 평생고용을 토대로한 노사관계 4대째 이어진 오너가문과 전문경영인의 조화 등등에서 도요타의 경쟁력을 찾았다. 한마디로 싼 가격에 좋은 차를 만드는데 역량을 집중한 것이 성공요인이라는 분석이었다. 기업들은 도요타식 경영방식의 벤치마킹에 열을 올렸다.

도요타는 미국시장에서도 '잔고장이 없는 차'로 통했다. 차 구입 계획을 갖고 있는 소비자라면 대부분 도요타 모델을 후보중 하나로 꼽았다. 고객충성도도 뛰어나 한 번 도요타를 구입했던 고객은 다음 차량 구입 시에도 도요타를 찾는 비율이 높았다.

미국에서 첫 차 구입 당시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주위에서는 고장이 적다는 이유로 도요타를 권했다. '자동차가 말썽(고장)을 부리면 얼마나 골치 아픈지 아느냐'는 조언도 따랐다.



'도요타 웨이'가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 1위를 선언한지 2년 만에 900만대에 가까운 차량을 리콜했다. 수리비용만으로도 이미 십 수억달러를 지출했다. 비록 한시적이긴 하지만 8개 모델에 대해서는 판매 생산중단이라는 특단의 조치까지 내렸다. 연방하원에서는 청문회까지 연다고 한다. 도요타의 체면이 어디까지 구겨질 지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가속 페달 하나가 도요타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셈이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경영의 난맥상이라는 지적이 많다.

요즘 영원할 것 같던 '1등'의 추락이 자주 목격된다. TV시장에서는 삼성이 소니를 넘어섰고 휴대폰 시장에서도 노키아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한인경제권에서도 십 수년간 '리딩뱅크'의 지위를 누렸던 한미가 자산규모 3위로 떨어졌다. 이들의 추락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현실 안주 무리한 경영 시장변화 외면 등이 공통적으로 지적된다.

'업계 1등' 자리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항상 '적당한 긴장'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취임 일성으로 변화와 개혁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은 끊임없이 변하고 소비자들은 냉정하다. 한 번 실망한 상품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선택의 폭이 넓은 탓이다.

요즘 잘 나가는 현대자동차도 이런 점을 간과해 고전한 적이 있다. 80년대 '엑셀신화'란 말까지 만들어내며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지만 애프터서비스 등의 문제로 판매가 급감했다. 고심하던 현대는 '10년 10만마일 워런티'라는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내놓고서야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 당시 '비용이 너무 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현대아메리카 관계자는 '차 성능도 좋아졌고 단순 홍보를 통한 이미지 개선 보다는 비용이 덜 들 것으로 판단했다"고 답했다.

무엇이든 1등이라는 위치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최고라는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는 반면 늘 경쟁자들의 표적이 된다. 추월 당하지 않으려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면 조바심과 강박증이 생기고 그렇다고 안주하면 역전을 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정상에 오르는 것 보다 수성이 더 어렵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추락한 기업들의 이미지 변화를 위한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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