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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 '회장님' 어디 계십니까

김석하/로컬 에디터

오는 5월 치러지는 LA한인회장 선거가 '싸늘하다'.

2000년 들어 이런 냉기는 처음이다. 예년과 달리 아직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현재 B씨 K씨 P씨를 출마시키기 위한 몇몇 주변인들의 움직임만 감지될 뿐이다.

당초 이번 30대 한인회장 선거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 중심에는 재외국민 참정권이 있다. 당선되면 2012년 6월말(임기 2년)까지 회장직을 맡게 된다. 그 해 4월에는 한국 총선이 있고 임기를 마치고 5개월여 뒤에는 대통령 선거도 있다. 몇 표라도 있으면 고개를 수그리는 정치인들로서는 몇 십만 표가 있는 LA를 줄기차게 찾을 것이 뻔하다. 전 세계 해외유권자(표) 중 가장 많은 표가 밀집된 곳의 한인회장으로서 파워가 실리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왜 출마자가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두 가지다.



우선 '겁이 난다'고 보면 된다. 한인회장이 돼서 여론의 질타를 받는 경우를 자주 목격했기 때문이다. 많은 한인회장이 있었지만 좋은 평판.훌륭한 이미지로 퇴임한 사람은 솔직히 없다시피 하다. 그러다 보니 일반 한인들 뇌리에는 '한인회장=돈 있고 감투욕에만 싸여 한국정치권에 줄대는 사람'이라는 등식이 각인됐다. 결국 그런 등식을 '내가 깨보겠다'라는 열정과 용기 능력 부족이 출마를 주저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과의 정치적 관계 유지도 큰 부담이다.

다음은 새로 바뀐 선거관리 규정에 대한 불안감이다. 그 핵심은 유권자 등록 폐지다. 과거 한인회에 몸 담았던 한 단체장의 말을 빌어보면 '(유권자 등록 폐지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다. 그는 "유권자 등록은 왜 하는 것인가. 이중투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라고 잘라 말하면서 "유권자등록이 없는 선거가 있긴 하나"라고 반문했다. 입후보자 입장에서 거금 10만 달러를 내고 선거에 뛰어들었는데 유권자 등록 폐지로 인한 부정투표로 질 수 있다는 걱정이 출마를 주춤하게 한다는 것이다. 규정을 바꾼 현 한인회를 의심하는 말도 나온다. 한 출마 고려자는 "유권자 등록 폐지는 거꾸로 이야기하면 기술적으로나 진행과정에서 현 선거관리위원회의 힘이 더 세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선관위원들은 현 한인회 임원들이 대부분 아니냐"고 말했다.

30대 한인회장 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해외선거 시대를 맞아 실시하는 이번 회장선거는 그 과정과 결과가 깨끗해야 한다.

가뜩이나 2012년 해외선거에서 부정선거가 있을까 바 우려하는 시선이 많은 상황에서 만일 이번 선거가 불투명하게 진행돼 논란이 인다면 LA한인사회는 '못 믿을 집단'으로 굳어질 소지가 크다. 이번 선거는 '클린 선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래서 내외적으로 삐딱한 시선을 바로잡아야 한다.

한인회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봉사단체에 머물러 있는 현 단계를 뛰어넘어 재외동포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정치.로비 단체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표가 있는 사회는 정치적일 수 밖에 없다. 많은 한인들이 "봉사나 제대로 하지"라고 힐난하는 것은 '깜도 안 되는' 일부 회장이나 임원이 감투를 썼다고 천둥벌거숭이처럼 행동하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다. 봉사는 산하 분과위원회가 맡으면 충분하다.

회장 출마자는 정치적 감각과 논리적인 언변을 갖추고 급변한 시대적 소명을 명확히 인식하는 '회장님'이 될 자신이 있어야 한다. 동포사회를 위한 사랑과 열정은 기본이다. 그것이 없다면 아예 끼지도 마라. Love it or leave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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