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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음식의 '중용'

모니카 류/카이저 병원 방사선 암전문의

아프기 전까지는 몸의 신비함을 알기 어렵고 아파 보아야 혹사했던 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든다.

중병이 들면 여러 생각들이 오간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 어떻게 했으면 이런 중병에 걸리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점들이다. 당연한 질문일 것이다.

그 중 반드시 거쳐가는 것이 '음식'에 관한 관심이다.

"선생님 제 언니가 이 주스를 먹으라고 사 왔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또는 "멕시코 어떤 의사가 자연 식이요법이라며 이대로 먹으라고 하던데요. 특별 패키지로 사면 훨씬 싸다고 해요"하며 식단을 내밀기도 한다.



그 주스가 얼마냐고 물으니 16 온스 병이 20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환자가 겪고 있는 다급한 마음이 보인다. 이런 경우 음식에 대한 일반적인 상담을 해주고 전문 영양사에게 의뢰해서 교육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로서는 음식과 자연을 편안하게 대하는 자세를 알려주고 과거 식생활에 대한 죄의식의 벗어날 수 있도록 상담해 준다. 특정 음식으로 인해 병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갑작스레 암진단을 받았다고 50~60년을 하루도 빼지 않고 먹어오던 음식을 멀리하고 극단적 채식주의자가 되어 고행을 하는가 하면 몸에 좋다는 것을 찾아 다니는 사람도 적지 않다.

몸에 좋다는 것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찾아 그것을 먹는 것은 실상 이기적인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음식을 통해 우리 몸의 사이클과 그 사이클을 통해 일어나는 기적같은 결과를 얻으려는 것인데 쉽지가 않다.

음식에 대한 철학은 온전한 정신건강과 생활자세를 동반해야 한다.

노자가 말한 것처럼 '하늘과 땅은 만물을 생성하고 양육하지만 자기 소유로 삼지 않는다'는 정도의 헤아림을 갖고 몸에 좋다는 것을 찾아서 얻고 또 감사한 마음으로 취한다면 결과는 예상보다 더 호전 될 수도 있다. 음식을 먹는 같은 행위이지만 생각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유대인들은 '내가 먹는 것이 나이다'라고 가르친다고 한다. 즉 내가 먹는 것들이 나를 형성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코셔 유대 음식은 만들 때에도 규율이 있다.

한 예로 고기에 대한 규율은 죽음을 당하는 동물의 고통을 최대한 적고 짧게 하는 것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오래 끌지 않고 단 칼에 단명시킨다는 것이다. 죽은 동물의 업을 그들의 육신을 취하는 우리가 갖게 된다는 불교의 가르침과도 비슷한 것 같다.

이야기가 좀 빗나가지만 같은 음식이라도 출산지를 따져서 사고 몸에 해가 되는 것으로 알려진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출산지를 따져야 하는 이유의 예를 들어본다. 미국은 1972년 DDT를 농업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결정했지만 아직도 DDT를 생산하여 타국에 수출한다. 제 3국은 DDT를 모기 같은 곤충 살충제로 수입해 간다. 그들은 모기 뿐 아니라 농산물에 이것을 뿌리고 그 농산물은 다시 미국으로 수출되어 들어온다. 우리는 다시 살충제를 먹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튜나(삼치)는 수은을 많이 함유한 생선이다. 한 환자는 삼치 샌드위치를 너무 좋아하다가 수은 중독증에 걸려 어려운 치료를 받고 있다. 뇌 말초 신경 신장 장애가 온 것이다.

중용의 삶을 산다는 것은 음식 생활에도 적용되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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