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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앵글에 인생 최고의 순간을 담는다

품격있는 사진으로 달라스 부자들 사로잡은 한인 포토그래퍼

업타운에 위치한 글래스 스트리트(Glass St.)에 들어서면 인테리어와 건축회사, 앤틱 소품 및 갤러리 등이 모여있는 ‘디자인 디스트릭트(Design District)’가 나타난다. 달라스에 이런 동네가 다 있나 싶을 정도로 독특한 분위기의 ‘소호스타일’ 사무실과 상점들이 모여있는 이곳에 한인이 운영하는 사진 스튜디오가 있다.

‘Jin Kim Studios’라고 적힌 간판을 보며 들어서니 스튜디오라기 보다는 갤러리 같은 예쁜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걸려있는 사진들도 하나같이 패션 잡지에 나옴직한 그림들이다. 잠시 후 이 스튜디오의 주인인 김진현 사장이 환하게 웃으며 방문객을 맞이한다.

진 킴 스튜디오을 찾는 주 고객층은 좀 특별하다. 달라스 상류사회를 이끄는 정치인, 법조인, 의사, 스포츠 스타 등이 자신과 가족들의 특별한 순간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지금까지 김진현씨를 찾은 고객가운데는 유명한 농구선수 더크 누비스키(Dirk Nowitzki)와 마이클 핀리(Michael Finley), 그리고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인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등이 있다. 이름만 들어도 그 유명세가 느껴지는 이들이 한인 포토그래퍼 김진현씨를 찾게된 가장 주된 연결고리는 진현씨의 이름을 알리게 된 디 매거진(D Magazine)이다.

원래 UNT에서 작곡을 공부하기 위해 달라스에 온 김진현씨는 평소 관심이 있던 사진에 대해 공부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사진학으로 전공을 바꿔 UNT에 진학했다. 졸업 후 몇몇 동료들과 공동으로 스튜디오를 내서 일을 했는데 눈에 띄는 성과를 보지 못했다.



우연히 달라스 최고의 종합 잡지 디 매거진의 구인광고를 보게 되었고,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들고 무작정 찾아간 그곳에서 프리랜서로 일을 하게 되었다. 패션, 음식, 운동, 문화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의 소재들을 찾아 앵글속에 담아낸 그의 사진들을 미국인들은 좋아했다. 같은 인물이라도 본연의 특징을 잘 살려내서 주인공을 돋보이게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사진속에서 밝고 행복한 이미지를 보는 걸 좋아합니다. 자연스러움을 표방하지만 일상적이지 않고 매거진화된 모습을 추구하지요. 내 사진이 그런 미국인들 마음에 든다는 말을 들을 때 아주 뿌듯합니다.”

김진현씨의 고객들의 80%는 달라스에서 부촌으로 소문난 하이랜드 파크나 프레스톤 할로우, 윌로우 밴드 등에 거주한다. 한번 그를 찾은 고객들은 그들의 친구와 이웃들을 데려왔고 이들의 입소문이 이어져 결국 이들 세 지역에서 매달 발행되는 소셜 매거진의 표지촬영을 전부 맡고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이곳 부자들은 해마다 가족 앨범을 찍으면서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사진으로 남기고 웨딩촬영으로 부부간의 사랑을 확인한다고 한다. 생일파티 앨범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사진 이벤트로, 아이들의 각종 파티 세리머니를 다양한 각도로 연출해서 만들어낸다고 한다. 이밖에도 부활절, 할로윈데이, 크리스마스 등의 행사에도 특별한 사진 촬영하기를 좋아한다. 의사이며 목사로 살아온 한 노인의 황혼 결혼식 앨범은 지금도 잊지 못할 감동의 촬영이었다고 한다.

“미국인들은 사진으로 표현된 자기 인생 최고의 순간들을 집안 곳곳에 진열해 놓고 그것들을 보면서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을 즐깁니다. 특히 부모님의 사진들을 다음 세대가 간직하고 추억하는 것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에 대해 존중과 경의를 표시하는 것에 인색하지 않아요.”

실제로 달라스에서 내로라하는 유명인이요 성공한 사람들이면서도 김진현씨가 그들을 촬영을 하는 내내 격려와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포토그래퍼에 대한 존경을 나타내면서 겸손하고 친절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들을 대하면서 김진현씨는 진정한 부자들이란 사람과 세상에 대한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미국인들을 만나서 촬영하는 것은 제게 있어서 언제나 ‘도전’입니다. 살아온 문화가 다르고 생활습관이 다른 그들과 친해지는 것이 전제가 돼야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자신감입니다. 그들에게 자신감을 부여해주는 사진을 찍으려면 나 스스로가 먼저 좋은 이미지를 찍을 수 있다는 자심감으로 충만해야 가능한 것이죠. 그러다보니 매사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를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음악도에서 이제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앵글속에 담는 포토그래퍼의 인생으로 전환해서 살고 있는 김진현씨. 좋은 음악으로 행복을 주는 삶은 포기했지만, 그 대신 사람들에게 인생 최고의 순간들을 사진으로 전해주는 삶을 살고 있다. 그가 사진으로 표현하는 해피 바이러스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져서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 넘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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