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가족 미주 총연

부끄러운 이민사회 자화상, 이정순-김재권씨 나 홀로 회장 당선

미주 한인회총연합회가 한 지붕 두 가족으로 갈라섰다.
회장 선거를 앞두고 팽팽하게 맞서온 총연이 분열로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 된 것이다.

이정순 현 회장측과 김재권 전 이사장 측이 대립각을 좁히지 못하고 나 홀로 회장 당선을 선포하고 나섰다.

미주총연 미주한인회총연합회는 지난 23일 시카고 윈담 글렌뷰 호텔에서 제 25차 정기총회를 갖고 제 26대 총회장에 이정순씨를 인준했다.

미주총연은 이날 137명(정회원 112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기총회에서 정재준 선관위원장의 경과보고에 이어 지난 4월 17일 단독 입후한 25대 미주총연 회장이었던 이정순 회장을 만장일치로 인준, 당선증을 전달했다.

제 26대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총회장 취임식도 개최됐다.
이정순 총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25대 임기동안 모국 지향적인 미주총연의 모습을 탈피하고자 노력하며 회칙에 의해 운영되는 미주총연 바로 세우기를 위해 힘써왔다”며 “미주총연 회칙위에 떼법이 우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인사들의 고질적 병폐는 26대 임기중에 바로 잡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어 “한국정부에 대고 투서질을 일삼으며 미주총연을 음해하는 행위는 이제 근절되어야 하며 새로운 총연, 법과 질서가 바로서는 미주총연이 될 수 있도록 총연 바로 세우기에 향후 2년을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조정위원회도 김재권 회장에게 당선증을 교부했다.
미주총연 조정위원회(위원장 이민휘)는 지난 16일 미국 LA 스윗가든 호텔에서 167명의 미주총연 정회원과 93명의 일반회원 등 2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총회를 열었다.

조정위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기홍)는 이날 김재권 후보에게 제 26대 총연회장 당선증을 교부했다.

임시총회에서는 조정위원회가 상정한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조정위가 개최한 이번 LA 총회를 인정하고, 5월 23일 이정순 집행부가 개최키로 한 시카고 총회를 취소하라는 것이 핵심내용. 이정순 회장이 동의하지 않으면, 이 회장에게 4년간 회원자격을 주지 않고, 25대 회장직도 박탈한다고 결의했다.

총연 산하 8개 연합회 회장 중 이계훈 동북부연합회장, 김태환 동중부연합회장, 이기붕 동남부연합회장, 조경구 플로리다연합회장, 박서경 서북부연합회장, 폴송 서남부연합회 회장 등 6개 연합회장이 서명한 ‘김재권 회장지지 결의문’도 채택했다.

결의문은 △제26대 미주총연 김재권 총회장 체제 적극지지 협조 △실추된 총연위상 향상과 연합회 상호노력 △연합회장 회의 정례화 △5월 16일 임시총회 및 정기총회 결과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주총연 정통성을 주장하는 이정순 회장측은 조정위의 모든 절차가 불법이라고 규정, 법적인 대응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게됐다.

총연 사무국은 ‘회장이 개입된 사건으로 총연업무가 마비상태에 빠진 때(회칙 제 3장 11조 4항)에 조정위원장의 직무대행이 가능하도록 회칙에 규정돼 있다’며 사무국이 정상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폭거는 인정할 수 없는 찬탈행위라고 맹비난했다.

미주 총연은 재외동포재단으로부터 한해 약 3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둘로 갈라진 단체는 인정하지 않는다. 회장 자리를 놓고 볼썽사나운 명예욕 때문에 파경을 맞이한 미주총연이 향후 어떻게 운영될지 주목받고 있다.


박철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