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문학 칼럼> 어머니

윤미미
제1회 텍사스 한인예술공모전 가작 수상자
yoonmimi@hotmail.com

방금 전에 파란 하늘이더니
느닷없이 검은 구름 몰려오고 천둥소리 요란하다
창문 너머로 어둠이 깔리기 바쁘게
우르릉 쾅쾅 소리에 맞추어 주룩주룩 장대비가 내린다

가물어 목마르던 초록 잎새들이
비에 흠뻑 젖어 개구쟁이처럼 웃고 있다
어린 날 빗속에서 뛰어놀던 나의 모습처럼



그 적엔 단지 내 몸을 적셨던 비
오늘은 나의 마음을 적셔 서럽게 하는구나
어린 날이 그립다
어머니가 보고 싶다
고향 집에 피어나던 코스모스처럼 곱고 가냘프시던 우리 어머니
아버지 장례식을 빼고는 한번도 눈물을 보이지 않으셨던 어머니
그래서 그 때는 정말 몰랐다
풀 먹인 하얀 옥양목 이불보를 꿰매시며
흥얼거리시던 그 콧노래의 의미를

음~ 음~ 음음~~
가사도 없고 정확한 곡조도 없던 그 소리
청승맞게만 와 닿던 그 소리가
오늘 내 심장에 눈물의 바다 되어 흐른다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일찍이 혼자되어 남겨진 자식들을 위해
힘겹고 외로운 삶을 살다 가신 어머니
용서하세요
이 불효 자식을

이 땅에서 나의 생명이 다 하는 날
천국에서 우리 다시 만나면
사는 동안 흘렸던 눈물 어머니 옷깃에 닦아 내렵니다
사는 동안 씹어 삼킨 그리움 원 없이 토해 내렵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별 없는 그 곳에서
얼싸안고 노래하며 영영히 살으렵니다
사랑해요 어머니
우리 어머니

윤미미
제1회 텍사스 한인예술공모전 가작 수상자
yoonmimi@hotmail.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