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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세이돈의 기적

충격. 참담한 충격. 아니 어떻게 이런 대참사가 우리 조국에서 일어날 수 있을까?

지난 16일 진도 해상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해 탑승자 476명중 18일 현재 29명이 사망하고 273여명이 실종되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해 우리들에게도 큰 슬픔을 주고 있다.

특히 제주도 수학여행에 나선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 수백명이나 생사불명이라니 꽃다운 어린 학생들이 피지도 못하고 우리 어른들의 잘못으로 참변을 당해 더욱 안타깝다.

당국이 총동원되어 구조 작업을 펴고 있는데 먼저 실종된 사람들이 구조되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선체에 남은 공기로 생존자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있기에 초를 다퉈 당국은 선체에 공기를 부어넣고 선체에 들어가 갇혀 있는 생존자들을 속히 구조해야 한다.



사랑하는 자녀들을 기쁘게 수학여행 보냈다가 지금 차가운 바다 속 선체에 갇혀 있는 자녀들을 생각하며 울부짖는 학부모들을 볼 때 자녀를 둔 부모로서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다.

침몰하는 배에서 많은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탈출하는 장면은 마치 타이타닉 영화 장면을 떠올린다. 그러나 세월호는 타이타닉과 정반대였다. 실제로 타이타닉 선장과 선원들은 여성과 어린이들을 우선 구명정에 태워 구출시키고 자신들은 침몰되는 배와 함께 운명을 같이했다. 반면 세월호 선장은 제일 먼저 빠져 나왔다고 미국 언론들마다 크게 보도하고 있어 분노와 수치감이 앞선다.

더구나 구명정들조차 펴지 않고 위험하니 기다리라는 안내방송으로 학생들이 선실에 남아 더 많은 희생자를 낳게 되었다니 어이없다. 또 경력 1년 25세 3등 항해사가 큰 여객선을 몰았고 선장은 조종실에도 없었다니 기가 막히다.

대참사에서 느끼는 것은 우리 조국은 경제 기적을 이룬 선진국으로 자랑스럽지만 아직도 시민의식은 멀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재해를 당했는데도 이번에도 안전 수칙도 지키지 않고, 선장이 나만 살겠다고 먼저 도망가고, 상황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무능한 대책본부, 공기 진입 거짓말 해안경찰대 등 정말 총체적인 안전 불감증에 걸려 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오래전만해도 한국에서는 차량이 없는 새벽이나 밤에는 빨간불에도 차가 그냥 지나가는 것이 보통이었다. 미국의 경우 언제나 빨간불에는 반드시 스탑하고, 신호등이 고장 났거나 신호등 없는 사거리에서는 누가 지시하지도 않는데도 먼저 온 순서대로 차들이 질서있게 통행하고 있는데 이런 사소한 것부터 지켜나가야 한다.

전복된 여객선을 보면서 또 '포세이돈 어드벤처' 영화가 새삼 떠올랐다. 거대 여객선 포세이돈이 폭풍으로 완전히 뒤집혀지지만 배의 공간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배의 가장 얇은 철판이 있는 밑바닥 쪽으로 가서 결국 탈출에 성공한다.

이 영화처럼 현재 뒤집어져 있는 여객선에 누군가 탈출을 필사적으로 시도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한시라도 빨리 구조해 포세이돈의 기적이 일어나야 한다.

지난 3월 워싱턴주 오소 산사태로 39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된 참사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말레이시야 항공기 실종, 본국 여객선 참사가 잇달아 발생하는 것을 보며 비록 어떤 어려운 상황에 있더라도 하루하루 안전하게 살고 있는 것만해도 감사해야 할 것이다. 침몰 배에 있던 학생들은 그 긴박한 상황에서 어머니에게 사랑한다 등 카카오톡 글을 보냈다고 한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사랑하는 가족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며 우리들도 부부, 자녀 등 가족들이 함께 하고 있을 때 더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다시한번 실종자들이 하루빨리 구조되고 다시는 이런 대참사가 사랑하는 조국에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이동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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