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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와 한인들 (데스크 칼럼)

아쉽다. 미국에 살면서 아쉬운 점은 한국에 고위 인사이동이 있을 때 마다 워싱턴주 한인들은 이름조차 거론되지 않는 것이다.

이번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총리 내정자를 비롯해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여러 청와대 특보들을 임명했다. 그러나 눈을 씻고 봐도 미주 한인들 이름은 없다.

우리는 이미 한국을 떠나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로 살고 있어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같은 고위 인사 발령이 있을 때면 시애틀 한인사회에도 유능한 인물들이 있어 이들도 이민 오지 않았으면 지금쯤 본국 정부에 발탁될 수 있는 인물인데 아쉽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이같은 이유는 미국에 살기 때문에 본국 정치계나 고위층과 줄이 닿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북미 한인사회에서도 본국 장관이나 국회의원이 되려고 한 사람도 있었지만 단 한명도 성공하지 못했다.



오래전 오리건 한인회장이 본국 도의원 선거에 당선되고 공기업 고위직까지 오른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현재 실시되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 과정을 보면 본국 고위직에 오르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믿어진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완구 후보자에 대해 병역기피와 부동산 투기 의혹에 이어 언론외압 녹취록 파문까지 터져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녹취록 내용을 보면 정말 해서는 안될 막말을 거침없이 하고 언론인을 무시하고 있어 비난받을 만 하다.

임명동의안이 연기되었지만 이처럼 큰 흠집을 보여준 이후보자가 임명되어도 국무총리로서의 역할을 잘 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

더구나 이후보자가 처음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첫 총리 후보자로 내정됐던 김용준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비롯해 안대희 전 대법관, 문창극 국무총리 등 후보자 3명이 이미 인사청문회도 열리기 전에 사퇴했다.

이들은 부동산 투기와 자녀 병역면제 의혹, 거액의 소득 등으로 도중하차 했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다지만 한국 고위층들의 도덕성은 이미 땅에 떨어진지 오래인 것같아 조국이 부끄럽기도 하다.

시애틀 한인들의 경우 주상원이나 하원으로 미 주류사회에서 활동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한인회장이나 단체장으로 헌신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고위층처럼 여러 부끄러운 의혹도 없고 한인 언론사들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한인들은 한국 고위직을 바라보기보다는 오늘도 힘든 이민생활에서 스몰비즈니스를 하면서 근면하고 성실하게 맡겨진 삶의 자리를 꿋꿋이 지켜나가고 있다. 그 결과로 이제 2세 자녀들이 성장해 정치인, 시애틀 부시장, 경찰국장, 판사 등 각계각층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는 이미 국무총리나 장관뿐만 아니라 대통령들도 때가 지나면 그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불과 몇 년간 세상에서 명예와 권력을 누리지만 그것들이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한국에서 모시고 있던 상사가 전두환 대통령 비서실장이 되어 이민을 오지 않았다면 함께 청와대에 들어갈 기회도 있었다.

그러나 그 후 전대통령이 백담사에 가는 것을 보면서 오히려 미국에 잘 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민사회 우리들은 비록 한국 고위직의 명예와 권력을 갖지 못하더라도 현재 맡겨진 일에 사명감과 긍지를 가지고 노력할 때 그보다 더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완구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답변하느라 쩔쩔매며 흘리는 땀보다 우리가 이민사회에 흘리는 건강한 땀들로 인해 우리 자녀들이 미국 땅에 깊이 뿌리를 잘 내려 세계를 변화시키고, 한인사회를 발전시키며, 나아가 미국과 한국의 관계에 가교 역할로서 이바지하고 있다는 것에 영원한 긍지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이동근 편집국장)


이동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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