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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회고록(데스크 칼럼)

“혁명공약” “1. 반공을 국시의 제1의로 삼고 지금까지 형식적이고 구호에만 그친 반공태세를 재정비 강화 한다” 어린 시절 들었던 5.16혁명 공약이 지금도 잊지 않고 외어진다. 당시 학교에서 강제로 어린 학생들에게 조차 외우게 했기 때문이었다.

현재 중앙일보 본국지에는 이 혁명공약을 작성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회고록이 연재되고 있어 아주 흥미 있게 읽고 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당시 군사 쿠데타 후 어린 학생들을 도시 청소까지 시켜 길거리에서 빗자루를 들고 청소하면서 박정희가 아니고 육군중장 장도영 이름의 혁명공약을 외웠다.

그러나 우리가 외웠던 6개 혁명공약 중 마지막 6항인 “과업 성취 후 정치인들에게 정권을 이양하고 군에 복귀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아 군사 독재정권이 계속되었고 박정희 대통령은 18년후 총에 맞아 서거하는 비극을 당했다.

증언록의 JP가 벌써 90세를 맞았다는 것에 새삼 세월이 빠름을 실감하지만 이 회고록을 통해 다시 한번 30년전 이민 오기 전까지 한국에서 겪었던 격동의 시대가 새삼 떠오른다.



JP는 혁명이라고 하지만 분명 군사 쿠데타였고 그후 민주 탄압, 유신 독재, 10·26 사태까지 이어졌고 전두환의 신군부 집권까지 한국은 군사 정권과 민주화 탄압으로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반면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한국의 산업화 기반이 닦여지고 그동안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룩했다는 것도 인정한다.

이같은 파란만장한 한국 현대사를 직접 연출하거나 지켜본 JP는 대통령은 되지 못했지만 중앙정보부장부터 국회의원 9선, 정당 총재 네 번, 두 차례 국무총리까지 화려한 정치경력을 누렸다.

JP의 회고록은 한국의 중요한 역사이기 때문에 더 많이 기록되어야 할 것이며 다시는 조국에 이런 군사 쿠데타나 민주 탄압이 없도록 하는 귀한 교재로 사용되어야 한다.

JP 회고록을 보면서 유명 정치인뿐만 아니라 평범한 우리들도 기록해야할 많은 것들이 있다고 본다. 최근 70대 오리건주 한인 인사의 자서전 집필을 돕게 되었다.

미국 생활 50년이 넘는 한인 1세로서 일제 강점기 시대부터 6.25 전쟁 피해와 피난생활, 미국 생활까지의 기록이 있었다. 특히 미국에 유학 와서 접시닦이 등 온갖 고생하며 자수성가한 귀한 개인의 기록 뿐 만아니라 초창기 활동했던 한인회와 한인사회의 귀중한 역사 기록도 되었다.

그는 자신이 겪은 이같은 귀한 체험들을 자녀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는데 정말 잘한 일이다.

또 몇 년 전 자서전 집필을 도와준 또 다른 한인 인사의 경우는 6.25 때 아버지가 공산당으로 몰려 경찰에 억울하게 처형당했으며 미국에 와서도 온갖 고생 끝에 성공한 가슴 아프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었다.

최근에도 간증을 써준 90세 권사님의 경우는 일제 강점기, 해방, 6.25사변 후 한국생활에서부터 미국 이민생활까지 우리가 전혀 알지 못했던 사실들이 많았다.

JP의 회고록에 견주어 보면 우리의 현재 삶은 기록 가치가 없을지 모르지만 이민생활의 특성으로 우리 이민 1세가 겪은 다양한 경험들도 가정과 한인사회, 나아가 후손들에게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벌써 많은 이민 초기 1세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어 초창기 이민사를 알 수 있는 귀한 자료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인들의 회고록과 자서전이 더 많이 출간되어 보전되어야 할 것이다.

평범한 우리들의 회고록에는 비록 거창한 큰 업적은 없어도 자녀들이 미국땅에 뿌리를 내리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도록 우리들이 땀흘려 최선을 다한 밑거름이 되었고 특히 한인사회 단합과 화합을 위해서도 작으나마 공헌한 사람이라고 기록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동근 편집국장)


이동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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