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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 있어 행복해요” (데스크 칼럼)

“여러분!” 조그만 메모지가 도착했다. “여러분들이 하는 일들이 자랑스럽고 신문이 있어 행복해요. 인간들이 달에 갔을 때 난 맘이 슬펐어요. 계수나무, 토끼, 많은 꿈들을 잃어버렸어요. 난 많은 것들이 변하지 않고 함께 하기를 원해요. 감사합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사랑합니다. 영희 드림”

중앙일보 한 독자분이 구독료를 보내면서 이 글이 담긴 메모지를 보내왔다. 어느 분인지 모르지만 정말 고맙다. 인터넷으로 인해 종이 신문이 위기라는 사람들조차 있는데 이처럼 큰 격려의 글을 보내주시니 정말 기쁘고 힘이 난다.

“신문이 있어 행복해요” 이 한 마디는 이른 아침부터 신문사에 나와 기사를 쓰고 저녁에도 취재를 하고 집에서도 미리 글을 준비해야 하는 등 어려움도 있는 기자에게 큰 힘을 주었고 신문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확인해 주었다.

신문사 윤전기에서 매일 인쇄되어 나오는 수많은 종이 신문들을 볼 때마다 영희 독자뿐만 아니라 아직도 시애틀 한인사회에서는 종이 신문을 구독하는 많은 한인들이 있는 것을 실감하고 감사하고 있다.



특히 신문이 하루라도 늦으면 신문사에 전화를 하는 독자들을 대할 때 아직도 이민 1세 한인사회에서는 신문을 간절히 기다리는 분들이 많은 것을 깨닫는다.

인터넷은 필요한 정보만을 찾지만 종이신문은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들을 접할 수 있어 좋다.

신문에 밑줄을 그으며 읽거나 스크랩해 보관하는 매력도 있다. 한 독자는 본국 사설 등을 오려낸 25장을 신문사에 보내와 빨간 밑줄을 친 외래어 단어를 설명해 달라고 부탁하는 그 열성에 감탄한 적도 있었다.

또 한 독자는 신문 건강 정보들을 다 모아 책으로 만들어 해박한 건강 상식은 전문인 수준이었다.

종이 신문은 보다 더 정확하고 책임 있는 글이 실리며 특히 인터넷에서 난발하는 악플이 없어 좋다.

컴퓨터로 인해 집안에서도 부부와 부모 자녀들 간 대화가 단절되고 있는데 퇴근 후 집에서 아내와 함께 소파에 앉아 커피를 함께 마시고 종이 신문을 읽으며 이야기 하는 시간은 정말 놓칠 수 없는 귀한 시간이다.

영희 독자처럼 뒤돌아보면 종이 신문이 인터넷 신문으로 바뀌는 등 세상의 빠른 변화에 우리가 가졌던 많은 꿈들과 추억들을 잃어버렸다.

인간이 달나라에 간 것뿐만 아니라 언젠가 아름다운 오리건 바닷가를 찾았었는데 철썩이는 파도 앞에 이젠 카지노가 세워져 바다가 주는 낭만이 사라진 아쉬움이 있었다. 이민 15년 만에 찾아본 내 고향 전주도 더 이상 고향이 아니었다.

도시가 몇배나 더 커져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고 어릴적 수영하고 물고기 잡던 냇가를 비롯해 아름다운 고향 추억이 있던 여러 곳들이 마구 개발된 콘크리트로 마음 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록 모습은 달라졌지만 고향은 내 마음에 영원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는 것과 같이 잃어버린 꿈들을 신문을 통해 많이 발견하고 되찾기를 바란다.

또 많은 것들이 변하지 않고 함께 하기를 원한 영희 독자처럼 종이신문이 영원히 독자들과 함께 가기를 원한다. IT의 발달로 카톡이나 스마트 폰이 대세지만 그녀처럼 종이 카드에 따뜻한 사랑의 마음들을 담아 수고하는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부부 사랑과 가족사랑은 물론 친구 그리고 관련된 다른 사람들조차도 사랑하는 마음이야 말로 영원히 변해서는 안되는 고귀한 것이다.

받아보는 종이 신문에서 글들을 읽을 뿐만 아니라 그 신문을 만들기 위해 수고한 사람들의 땀 냄새와 인쇄 잉크 냄새를 맡으면서 모르는 신문사 직원들에게도 칭찬과 격려를 할 줄 아는 영희 독자같은 아름다운 마음들이 한인사회 가득할 때 우리가 잊어버린 꿈들도 언제가 다시 실현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우리 시애틀 한인사회에 “여러분! 여러분 때문에 행복해요”라는 아름다운 메모지들이 넘치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동근 편집국장)


이동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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