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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무바라크…이집트 엘리트들도 "키파야(더 이상은 안된다)"

예상깨고 사임 요구 재차 거부…시위대 분노
오늘 세번째 '분노의 금요일' 100만명 시위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10일 사임을 공식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오는 9월 대선때까지 대통령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히면서 반정부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수도 카이로에는 일촉즉발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날 시민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하야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자 그의 퇴진을 축하하고 시민혁명을 자축하기 위해 저녁 무렵부터 타흐리르 광장으로 모여들었다가 기대 밖의 성명 내용을 확인하고 울분을 참지 못하고 있다.

민주화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그룹들은 11일 카이로 시내 6곳에서 개별적으로 집회를 연 뒤 각각 타흐리르 광장으로 행진하는 '100만 명 항의 시위'를 열 예정이다.

지난달 25일 시위 개시 이래 맞이하는 세번째 금요 기도회로 무바라크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에 실망한 시민들이 대거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집트 시위 사태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이날 시위에는 전국의 노동조합 세력까지 가세해 이집트 전역에서 반정부시위가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슬람권 국가의 반정부시위에서 금요예배는 시위를 '혁명'으로 이끄는 불씨 역할을 했다.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에서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는 금요예배 때 모인 시민들의 시위를 통해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렸다.

10일 카이로에서 열린 시위에는 의사.변호사.대학교수 등 사회지도층이 대거 참여하는 등 이집트 반정부시위가 새로운 동력을 얻고 있다.

이날 카이로의 대형병원 의사 등 의료 관계자 3000명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에 가세했다. 카이로의 카스르 엘 아이니 병원의 의사 수백 명은 흰색 가운을 걸친 채 "동참하라 이집트인들이여"라는 구호를 외치며 병원에서 타흐리르 광장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변호사 등 법조인 수천 명도 대통령궁을 향해 행진했다. 이집트 주요 대학의 교수들도 7일부터 잇따라 성명을 내고 민주화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평화적 시위를 계속해 달라고 청년과 대학생들에게 호소했다.

'이집트 민주화의 상징'으로 떠오른 구글 현지 간부 와엘 고님(30)도 이날 "민주화를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며 11일 시위에 힘을 실었다.

이 같은 시위 격화 조짐에 이집트 정부는 군대를 동원한 강경진압을 경고해 대규모 유혈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일부에선 친위 쿠데타 설과 무바라크와 술레이만을 내치는 대신 군의 입지를 보장받기로 군 수뇌부가 합의했다는 설 등 군의 움직임과 관련한 각종 풍설이 나돌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조기 퇴진의 요구를 거부하고 9월까지 남은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힘에 따라 평화적 시위를 보장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깨고 강경 진압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시위 사태 이후 실세로 떠오른 술레이만 부통령은 10일 무바라크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기가 무섭게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시민들에게 귀가와 일자리 복귀를 권고했다.

군 장성을 지낸 정보국장 출신인 술레이만 부통령은 지난 8일 현지 언론사 편집장과 만난 자리에서 현 사태가 이어지면 쿠데타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집트 국민은 물론 전세계인의 기대를 저버리고 10일 대국민 연설에서 "외부의 강권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현 체제가 거세지는 시민들의 퇴진 요구 속에 어떤 행보를 보일지 온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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