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미국에서 의대보내기 <141>] 공부도 잘 하고 봉사도 열심히 했는데 왜 의대에 못 갈까요?

남경윤/의대진학·학자금 컨설턴트

Q: 공부도 잘 하고 봉사도 열심히 했는데 왜 의대에 못 갈까요?

A: 자녀의 의대진학에 관해 관심을 갖고 계신 부모님들로 부터 듣는 안타까운 질문중에 대표적인 질문이 바로 "우리 아이는 성적이 뛰어나고 열심히 봉사도 했는데 의대진학에 실패했어요. 왜 그럴까요?"다.

일단 성적은 어떻게 뛰어나고 얼마나 봉사를 해야 의대가 원하는 수준인지를 부모에게 설명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가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엄한 부친을 둔 한인 남학생이 이 질문에 해당된다. 안타깝다. 그렇다고 해서 한인 2세 남학생은 의대에 못 간다는 극단적인 결론은 아니다. 잘 살펴보자.

자녀들의 가치관은 자라온 가정 분위기에 상당부분 영향을 받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특히 이민가정에서 자란 우리 한인 학생들의 경우에는 아버님이 언제 한국을 떠나셨는지가 큰 변수로 작용하는 듯 하다. 필자도 80년대 중반에 한국을 떠났고, 미국에서 자녀가 태어난 경우에 속하므로 남의 얘기하듯 쉽게 얘기할 수 없는 민감한 사항이다.



필자에게도 80년대 중반의 한국적 정서가 아직도 남아있는 것을 느끼듯, 많은 이민가정의 아버님들은 본인의 한국적 가치관을 어느 정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영향은 아들의 "남자"로서의 가치관에 전해진다. 예로 “남자가 말이 많다”라고 일침을 가하는 아버지의 한마디가 아들의 인생에 끼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이에 따른 한인 남학생들의 표현력에 대한 아쉬움을 부모님들께 전하고 싶다.

필자의 의대진학 컨설팅 프로그램에 가입한 학생들에게 인터뷰 준비를 시키는 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지적사항이 바로 “그럴 땐 웃으면서 얘기하면 더 좋지 않겠니?”라는 것이다. 특히 남학생들을 지도하는 경우 이 훈련만 반복적으로 시키는 경우도 많다. 모든 남학생이 그렇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오랜 이민생활을 한 가정의 남학생일수록 그 확률은 높아졌다. 오히려 미국에서 오래 살지 않았지만 영어에 대한 부담을 극복한 남학생들이 부드러운 미소를 띄며 얘기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말하기가 부담스러우면 자연스러운 웃음이 나올 수 없다.

결론적으로 부모님들께 당부하고 싶은 얘기는 많이 웃게 하자는 것이다. 웃는 모습이 자연스러우면 좋겠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자연스러운 웃음이 동반될 때 그 의미가 더 잘 전달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결연한 마음가짐으로 인터뷰에 응해야 하겠지만 경직된 얼굴표정은 그리 좋은 인상을 남기지 않을 것이다.

의대진학하는 데 웃으면 된다는 것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의 의대진학 세미나에 참석했거나 이 칼럼을 꾸준히 읽은 부모라면 의대진학을 위한 학생의 구비조건 중에 ‘Inter-personal Communication Skill(대인의사소통기술)’이 매우 중요함을 잘 알 것이다. 환자와 대면하여 진료하는 것이 의사라는 직업의 일차적 사명이기 때문이다. 특히 환자들은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의사가 편하게 소통할 수 없다면 치료 효과도 극대화되기 어렵다.

이 이론은 필자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의대에서 요구하는 리더십이 바로 ‘Inter-personal Communication Skill’이라고 공공연히 알려져 있는 사항이다. 점잖은 모습과 경직된 모습을 어떻게 구분할지는 인터뷰 담당관의 몫이지만, 일반적으로 친절함을 느낄 수 있는 모습은 언어와 인종을 넘어서도 알 수 있다. ‘상냥함’이라는 단어는 전통적으로 한국 남자에게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요즘 한국은 그렇지 않겠지만 예전에는 그랬다. 이곳에서 태어난 우리 아들들이 중요한 순간이 되면 자기 부친 모습이 되는 경향이 있다. 예로 단어 하나를 선택해도 자기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는 표현은 피하고 에둘러 말한다. 비단 인터뷰에서 뿐만 아니라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이다. 가벼운 모습보다는 진중한 모습이 분명히 더 매력적일 수 있겠지만, 자신을 표현할 줄 모르는 모습으로 보인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우리 자녀들에게 환하게 웃는 모습을 갖게 하자. 이것이 의대진학을 바라는 한인 학생들을 위한 필자의 조언이다. 기쁠 때 웃고 슬플 때 울수 있는 감성이 본인이 봉사를 통해 느낀 감정을 진솔하게 말(인터뷰)과 글(에세이)를 통해 전달하게 한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봉사도 열심히 하는 것은 본인의 인생의 발전을 위해서 누구나 해야 할 당연한 일일뿐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직업으로 불리는 의사가 웃음근육이 발달해 있지 않다면 의대 입학사정관은 문제시하는 것 같다. 미국의 의대교육제도가 우수해 보이는 또 한가지의 이유이다.

▶문의: 201-983-2851, kynam@GradPrepAcadem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