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안창호, 킹 목사 곁에 새겨졌다

아시아인 최초로 MLK센터 세계민권전당 헌액

도산 안창호 선생이 아시아인 최초로 애틀랜타 민권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터 킹' 센터에 입성했다.

'세계 민권 명예의 전당'(International Civil Right Walk of Fame)을 운영하는 트럼펫어워즈 재단은 6일 애틀랜타 다운타운내 국가 사적지 '마틴 루터 킹센터' 국가 사적지에서 2012년도 헌액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도산 안창호 선생을 비롯한 9명의 인권운동가가 헌액됐으며, 그들의 이름과 발자국을 새긴 조형물이 킹센터 내에 설치됐다.

특히 도산 안창호 선생의 조형물은 'An Chang Ho'라는 영문과 '도산'이라는 한글이 함께 새겨저 의미를 더했다. 이로써 그는 킹센터 명예의 전당에 처음으로 헌액된 아시아계 인권운동가가 됐다.

2004년 처음 설립된 명예의 전당은 인류 인권 발전을 위해 헌신한 인권운동가들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까지 린든 존슨, 빌 클린턴, 지미 카터 등 전직대통령, 앤드루 영 전 유엔대사, CNN 설립자인 테드 터너, 팝스타 스티비 원더, 남아공 데스먼트 투투 대주교 등 102명의 이름과 발자국이 새겨져 있다.

이날 헌액식은 킹 목사가 담임을 맡았던 유서깊은 '에벤에셀 교회'에서 열려 의미를 더했다. 이날 행사에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유족과 김희범 애틀랜타 총영사, 이강공 도산 안창호 헌액추진위원회 등 20여명의 한인이 참석해 도산 헌액을 기념했다.

제노나 클레이턴 트럼펫어워즈 재단 이사장은 헌액 기념사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은 평화를 사랑한 한국의 마틴 루터 킹"이라며 "그는 일본의 탄압과 폭압으로 절망에 빠진 한국인을 일깨우고, 독재에 맞서 한국인들의 희망의 등불을 비췄다"고 밝혔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외손자인 플립 커디 씨는 "독재와 불의에 맞서 교육과 저항의 의미를 강조한 할아버지의 뜻은 킹목사의 민권운동과 일맥상통한다"며 "'좋은 미국시민이 되어라, 그러나 자신의 뿌리를 잊어서는 안된다'는 할아버지의 말을 언제나 잊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