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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식의 레포테인먼트] 99번 류현진, 108번뇌 되새겨야

한국리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빅리그에 진출하게 된 류현진(25)이 LA로 돌아온다.

고향인 인천에서 저버린 자신을 키워준 한화의 대전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앞으로 6년동안 50만명의 한인이 거주하는 '차베스 러빈' 협곡을 누빌 예정이다.

태평양을 건너며 오렌지색 유니폼이 파란색으로 바뀌고 독수리에서 날쌘돌이(Dodgers)로 탈바꿈했다. 야구인생에서 그를 줄기차게 따라다닌 것은 분신이자 상징인 99번이다.

스포츠 선수들은 자신의 이름보다 등 번호를 더 소중히 여긴다. 세자리 숫자를 허용하지 않는 메이저리그 방침 때문에 그의 배번은 야구선수가 결정할수 있는 모델 가운데 가장 마지막이며 제일 무거운 숫자다. 넘버의 무게만큼 헤아리는 의미도 결코 작지 않은 것이다.



99에 9를 더할 경우 108이 된다. 마운드에서 투수가 항상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백팔번뇌'가 되는 것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야구공의 빨간색 실밥도 꼭 108개에 달한다. '순국산 토종 투수' 류현진이 야구라는 종교속에서 고심해야 할 부분이다.

〈2012년 12월18일자 3면>

정신적인 번민 외에 체력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궁금하다. 대한민국 땅덩어리의 100배에 달하는 미국에서 '이동 거리와의 싸움'을 6개월 이상 치러야 하는 것이다.

2미터에 육박하는 거구 최희섭(33ㆍ기아 타이거스)은 "LA 다저스 시절 야구보다 하늘로 떠다니며 경기장을 옮겨다니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어쩌면 상대팀 강타자 분석보다 이것이 더 현실적인 과제일수도 있다. 공교롭게도 다저스는 서쪽 끝에 자리잡았다. 서부조 라이벌팀들도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일본의 경우 가주와 크기가 비슷하지만 12개 팀의 절반이 도쿄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최고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동거리가 가장 적은탓에 우승도 제일 많이 했다.

미국은 거리뿐 아니라 시차도 3시간까지 차이난다. 민감한 투수의 생체리듬이 흩어지기 일쑤다. 전세 비행기를 타고 서양식 음식과 마주치면 컨디션 유지도 쉽지 않다. 10승 이상이란 첫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 모든 것에 빨리 적응하는 일이 급선무다. 영어 습득 역시 미루면 미룰수록 귀와 입이 불편해질 것이다.

'블루맨' 류현진의 계사년 메이저리그 적응 모드가 주목된다.

bo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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