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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오정현 목사의 논문 표절 사실

서울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이 결국 사실로 결론났습니다. 지난 17일 사랑의교회 당회는 성명서를 통해 이를 인정했습니다.

그동안 오 목사는 "논문에 대한 어떤 부정직한 증거라도 나온다면 사퇴하겠다"며 수차례 공언을 하고 성전건축을 앞둔 시점에서 '영적 공격'인 것처럼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당회의 발표가 나자 오 목사의 이러한 항변을 내심 믿어왔던 교계 안팎의 많은 분들이 여러모로 충격을 받은 듯합니다. 엄청난 실망감 때문일까요.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는 상황입니다.

과연 오 목사와 사랑의교회 당회는 문제의 본질을 인식하고 있을까요. 당회 발표가 있기 며칠 전 오 목사가 사랑의교회 뉴스레터에 공식적으로 쓴 글을 보셨습니까. 오 목사는 "내가 그리스도인이 아니었다면 이런 엄정한 기준으로 평가를 받았을까. 사랑의교회가 아니었다면 교계와 세상으로부터 이렇게 엄정한 요구를 받았을까"라고 하소연했습니다.

교계 안팎이 이번 사태를 보는 상황에 대한 파악이 잘 안 되는 것 같았습니다. 오히려 세상이었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더욱 매섭게 판단의 잣대를 들이댔을 겁니다. 사회에서는 표절 같은 비윤리적 문제를 모든 명예와 자리를 한 순간에 날릴만한 일로 보니까요.



그나마 사랑이 본질인 기독교이기 때문에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나 봅니다.

기독교에서 '사랑으로 덮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입니까. 세상은 '잘못'에 대해 일단 돌을 듭니다. 그에 따른 책임은 확실하게 묻죠. 그러나 기독교는 다릅니다. 잘못을 시인하고 회개하는 이에게 오히려 기독교의 사랑으로 덮어주고 세워주는 것이 교회가 세상과 다른 모습 아니겠습니까. 수많은 사람이 그런 부분을 기대했을 겁니다. 오 목사를 사랑으로 덮어주기 위한 기다림과 준비로 말입니다.

하지만 오 목사는 교계 안팎이 사랑과 인내로 기다렸던 시간을 마다하다가 의혹이 결국 사실로 발표되니까 그제야 입장을 바꿨습니다. 지금도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이유는 기대에 대한 심한 배신감 때문일 겁니다.

이제 사랑의교회가 내린 결정을 왈가왈부할 순 없습니다. 받아들여야 합니다. 다만 실망은 하지 맙시다. 저는 이번 사건을 취재하면서 아울러 '희망'도 많이 봤습니다. 여기저기서 기독교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생각하는 분들의 건강한 목소리 말입니다. 이번 문제를 통해 세상 속에 기독교의 현위치와 상황을 정확히 깨달았다는 분도 많았습니다.

대안 제시는 두 번째입니다. 현실 파악과 문제를 인식하는 게 먼저입니다. 이 점이 실망보다 희망이 앞서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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