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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티니 광장] 류 당선자의 승리 이끈 3.3%의 힘

이승호/변호사

데이비드 류가 드디어 LA시 역사상 아시아계로는 두 번째, 한인으로는 최초의 시의원이 됐다.

에릭 가세티 LA시장, 허브 웨슨 시의회 의장 등 주류 정치세력이 상대후보인 캐롤린 램지를 지지하는 가운데 치러진 선거에서 이룬 승리다. 한인 유권자 수도 전체 유권자의 3% 정도에 불과했다.

이번 선거결과는 의미가 크다. 우선은 아이러니하게도 전체 투표율이 저조해 상대적으로 한인유권자의 투표가 선거결과에 크게 영향력을 미쳤다. LA시 4지구는 주민의 60%가 백인이고 게리맨더링에 의해 만들어진 '백인 지역구'다.

이번 4지구 선거는 연방과 시장선거가 없는 해에 실시돼 투표율이 14% 미만으로 저조했다. 지역구 내 15만명 유권자 중 2만2000명 정도가 투표를 했고, 과반수인 1만1000표를 얻으면 당선권이었다. 4지구에 거주하는 한인 유권자는 5000명이었다. 한인 유권자의 숫자로만 본다면 전체유권자의 3.3%밖에 안 되는 미미한 숫자이나 실제 투표하는 유권자 2만2000명에 대비하면 23%가 되고, 과반수인 1만1000표에 대비하면 45%에 육박하는 엄청난 숫자다.



한인 유권자의 응집력이 발휘돼 50%가 실제로 투표할 경우, 당선에 필요한 득표의 25%에 가까운 효과를 내게 된다. LA시의 저조한 투표율 덕분에 한인표가 당락을 결정할 정도의 비중을 갖게 된 것이다. 이런 사실을 류 당선자는 선거전략에 중요한 지표로 삼았고 실제로 당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물론, 한인표만으로 이길 수는 없다. 램지 후보는 현직의원의 보좌관과 비서실장으로 10여년을 지내며 지역구를 다져왔다. 더구나 LA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램지 후보의 지지를 표명하고 선거기금 모으는 데 참여했다. 이런 절대적인 열세에서 류 당선자가 꺼내든 카드는 지역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정책 개발이었다.

류 당선자는 개발업자에게 선거후원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포했고 주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개발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시의원에게 주어지는 예산 사용도 주민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설치해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했다. 결국, 인사이더와 개발업자의 결탁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기성 정치인에 불만을 가진 주민들은 깨끗한 이미지의 류 당선자를 택했다.

4지구 데이비드 류의 당선은 10지구에 속한 코리아타운의 정치역학에도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4지구에서 한인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웨슨 시의장은 노골적으로 램지 후보를 지원했었다. 타운 공원설치, 선거구 재조정 등 한인타운 여러 현안과 관련해 한인 시민단체와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던 웨슨 시의장에게는 이번 류 당선자의 시의회 입성은 분명 정치적으로 타격이 될 것이다. 그레이스 유 후보가 웨슨 의장을 상대로 한 선거에서 30%이상의 득표로 한인 정치력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면 데이비드 류의 당선은 코리안타운이 더 이상 주류후보들에게 후원금만 내는 '자동인출기'가 아니라는 것을 선포한 것이다.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선거 전략 수립과 지역구 주민에 기반한 정책개발은 류 후보의 시의원 당선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

그의 당선으로 처음부터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한인사회는 자긍심을 갖게 됐다. 그의 당선은 한인사회의 정치력 신장에 있어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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