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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목사님 휴가, 교인들이 챙겨주자

지난주 미자립 교회 목회자들의 휴가 현실을 보도했습니다.

취재를 해보니 그들의 상황은 대개 비슷했습니다.

"휴가갈 수 있는 미자립 교회 목사도 있나요?".

한 목회자가 웃으며 했던 대답이지만 거기엔 슬픈 현실이 배어있습니다.



취재 중 만났던 한 목회자의 경우 야간에는 택시 운전을 합니다. 교회서 받는 사례비로는 생활 자체가 어렵다 보니 사역 외에 따로 일을 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루라도 일을 거르면 당장 렌트비 내기도 벅찬데 어떻게 휴가를 가요"라고 말하는 그 목회자에게 여행 계획이나 휴가 '일수'를 묻는 건 현실상 다소 순진한 질문이었나 봅니다.

목회자는 사실 가난한 직업입니다. 종교인이라는 특성상 돈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소명의 무게는 "쉬고 싶다"라는 생각도 때론 억누르게 합니다.

미자립 교회 목사를 무조건 동정하거나 그들이 다 옳다는 건 아닙니다. 이분법적 시각이나 감성적 접근도 분명 경계해야 합니다.

다만 안정된 연봉과 함께 목회 활동비까지 따로 지급받으며 타주나 해외를 자유롭게 다니는 목사는 일부 극소수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을 보면서 목회자 전체를 성급하게 예단 또는 매도해서도 안 됩니다. 대다수는 불안정한 삶을 살며 생계를 고민합니다. 분명한 현실입니다. 그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기사에 담고 싶었습니다.

기사에는 실질적인 대안도 함께 제시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교계 내 빈부 격차에 대한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까지 해결하는 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취재를 하면서 안타까웠던 건 목사와 교인 모두 '목회자=성직'이라는 고정관념에 너무나 묶여있다는 겁니다. 이는 '쉼'에 대한 건강한 개념마저 지워버렸습니다. '쉼'의 본질적 의미에 대한 인식 변화와 어느 정도 여유의 공간은 필요해 보였습니다.

신은 모두에게 수많은 누림의 요소와 쉼을 부여했습니다. 기독교는 그것을 '일반 은총'이라는 넓은 영역이라 일컫습니다. 목회자는 은총을 금욕이 아닌 자유롭게 즐길 수도 있어야 합니다.

반면, 교인은 '목회자만 성직'이라는 인식을 버려야 합니다. 개신교는 본래 종교 개혁을 통해 직분의 높낮이를 폐지했습니다. 모두가 동등한 위치 가운데 '성도'라는 정체성을 통해 역할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유독 목사를 특별하게 바라보는 건 목사도 보통 사람처럼 쉼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잊게 합니다.

여건상 여러모로 여유가 없는 목회자가 많을 겁니다. 그 가운데 각자 상황에 맞게 휴식의 방법을 찾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과하게 누리는 일부 목사의 호화로운 쉼이 문제인 거지, 사실 쉼 자체에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건강한 쉼은 분명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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